[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언론사에 보낸 공개 서신에서 혼외 자식과 이혼 의사를 밝혀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일반인들은 최 회장이 사면·복권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이같은 구설수를 일으키자 국내 굴지 기업의 총수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비난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결혼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워 이혼을 결심했다는 뜻을 담은 서신을 한 언론사에 보냈다.
이번 서신에서 최 회장은 항간에 떠돌던 본인 부부에 대한 루머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에 관한 소문은 올 여름부터 루머로 여러 차례 올랐다. 부부가 별거 중에 있고 내연녀와 혼외자식이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최 회장은 이번 공개 서신에서 이같은 내용을 모두 인정했다. 최 회장은 서신에서 “부부 사이가 오래전에 파탄이 났고 노 관장과 관계를 잘 마무리 하고 싶다”며 “(혼외자식인)어린 아이와 아이 엄마를 책임지려고 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최 회장의 이같은 솔직한 서신에 대해 일반인들은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유명 기업의 총수로서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아무리 간통죄가 폐지됐다고 하지만 솔직함을 가장해 당당히 내연녀와 혼외자식을 밝힌 점에 어이가 없다”며 “저런 도덕성을 가진 회장이 운영하는 회사를 과연 믿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최 회장 이혼관련 기사에 댓글을 달았다.
또다른 네티즌도 “한 기업의 회장이 이런 고백을 하다니 놀랍다”면서 “본인의 행보 하나하나가 SK라는 기업과 직결되는 것인데 자연인으로 개인의 행복을 바라며 책임을 외면하고 싶다면 기업의 오너 지위도 버려야 한다”고 비난했다.
SK텔레콤을 이용하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저런 인성을 가진 사람이 오너인 통신사를 쓰고 있다는 것이 실망스럽다”며 “당장 이통사를 옮기고 싶다”고 분노했다.
재계도 최 회장의 처신으로 SK라는 브랜드가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봤다. 이번 최 회장의 처신이 개인사지만 공개이혼으로 구설수에 올랐다는 점에서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서신에서 최 회장이 경제를 위해 회사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과연 주주나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면·복권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중을 해도 모자란 판국에 오히려 구설수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 역시 “최 회장은 두 번이나 사면을 받은데다 갖가지 사건으로 이미 재계 안팎에서 트러블메이커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오너의 이미지는 곧 해당기업의 이미지와 같은데 최 회장은 불미스러운 일이 잦아 지금까지 잘 쌓아온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 회장이 이혼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가운데 노 과장은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며 이혼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