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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13년 연설 분석해보니…“점점 강압적으로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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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5.10.27 15:35:07

이코노미스트, 연설·저술·공식문서 등 1.4만건 분석
자신감·독재자 면모 강해져…中패권 장악 의지 뚜렷
트럼프와 6년만의 정상회담서 어조·태도 변화 주목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3년 집권기 동안 연설 등에서 자주 사용한 문구·단어들을 추적한 결과, 지도자로서 점점 과감해지고 강압적으로 변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신감도 한층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6년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AFP)


이코노미스트가 26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집권한 2013년 이후 그의 연설·저술·공식문서 및 기타 의사소통 자료 등 1만 4000여건(2000만자 이상)의 데이터를 전산 분석한 결과, 중국을 ‘강국’이라고 언급한 비중이 2013년 7%에서 올해 23%로 확대했다.

같은 기간 ‘100년 동안 보기 힘든 변화’라는 문구가 포함된 경우는 0%에서 10%로 늘었다. 일대일로를 일컬어 ‘위대한 사업’으로 묘사한 비중은 1%에서 15%로, 대만에 대한 언급은 4%에서 7%로 각각 증가했다.

가장 많이 등장한 표현은 ‘질적 성장’으로 2013년 전체 연설의 3%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40%로 크게 늘었다. 이는 ‘디지털’(1%→14%), ‘기술’(17%→27%) 등의 단어 사용과 함께 기술 대국이란 이미지를 부각, 중국을 세계 최고 기술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시 주석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인공지능’ 역시 올해 13% 직접 언급됐다.

또한 시 주석의 어조가 점차 위엄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다. 우선 가장 많이 줄어든 단어는 ‘희망’으로 2013년 47%에서 올해 24%로 축소했다. ‘통치’는 11%에서 29%로 확대한 반면, ‘돌본다’는 말은 19%에서 9%로 줄었다.

아울러 ‘스스로 노력하다’(53%→38%), ‘믿다’(21%→8%) 등은 빈도가 줄었지만, ‘방어’(2%→17%), ‘보호하다’(35%→49%) 등은 오히려 강조됐다. 중국이 예전보다 ‘문제’라는 인식은 52%에서 36%로 감소했고, ‘질서’가 강화했다는 인식은 4%에서 17%로 증가했다.

예전보다 강해진 자신감 혹은 강압적인 태도도 엿보인다. 전반적으로 과거보다 다른 의견이나 대중과의 소통은 줄이고, 국가방향성·목표를 직접 ‘지시’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실례로 ‘이해하다’(24%→5%)보다 ‘지적하다’(46%→69%)의 사용이 크게 늘었으며, ‘논의’(16%→6%), ‘의견’(25%→10%) 등의 언급은 감소했다. 또한 2013년 아시아포럼에서는 “의견을 듣고 소통하고 싶다”고 했으나, 올해는 주로 각국 정상과의 교류에만 집중했다.

민심을 헤아리기 위해 “백성이 안심하고 밥 먹는 것, 그게 내가 제일 신경 쓰는 일”이라는 문장도 올해는 등장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자기비판’은 과거 연설에서도 1%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완전히 사라졌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시 주석의 어조나 어휘는 막강한 권력의 정점을 반영한다. 통치 스타일이 한층 절제되고 단호했졌음을 보여주는 등 리더십 스타일 변화가 뚜렷하다”며 “이러한 변화는 시 주석이 중국의 국제적 위상에 더욱 자신감을 지니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외부 세계와의 경쟁·갈등 국면에서도 주도권을 잡으려 함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자신감과 자만심 사이의 경계가 희박할 수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식으로 드러날지,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칫 긴장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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