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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가 26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집권한 2013년 이후 그의 연설·저술·공식문서 및 기타 의사소통 자료 등 1만 4000여건(2000만자 이상)의 데이터를 전산 분석한 결과, 중국을 ‘강국’이라고 언급한 비중이 2013년 7%에서 올해 23%로 확대했다.
같은 기간 ‘100년 동안 보기 힘든 변화’라는 문구가 포함된 경우는 0%에서 10%로 늘었다. 일대일로를 일컬어 ‘위대한 사업’으로 묘사한 비중은 1%에서 15%로, 대만에 대한 언급은 4%에서 7%로 각각 증가했다.
가장 많이 등장한 표현은 ‘질적 성장’으로 2013년 전체 연설의 3%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40%로 크게 늘었다. 이는 ‘디지털’(1%→14%), ‘기술’(17%→27%) 등의 단어 사용과 함께 기술 대국이란 이미지를 부각, 중국을 세계 최고 기술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시 주석의 의지를 반영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평가했다. ‘인공지능’ 역시 올해 13% 직접 언급됐다.
또한 시 주석의 어조가 점차 위엄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다. 우선 가장 많이 줄어든 단어는 ‘희망’으로 2013년 47%에서 올해 24%로 축소했다. ‘통치’는 11%에서 29%로 확대한 반면, ‘돌본다’는 말은 19%에서 9%로 줄었다.
아울러 ‘스스로 노력하다’(53%→38%), ‘믿다’(21%→8%) 등은 빈도가 줄었지만, ‘방어’(2%→17%), ‘보호하다’(35%→49%) 등은 오히려 강조됐다. 중국이 예전보다 ‘문제’라는 인식은 52%에서 36%로 감소했고, ‘질서’가 강화했다는 인식은 4%에서 17%로 증가했다.
예전보다 강해진 자신감 혹은 강압적인 태도도 엿보인다. 전반적으로 과거보다 다른 의견이나 대중과의 소통은 줄이고, 국가방향성·목표를 직접 ‘지시’하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실례로 ‘이해하다’(24%→5%)보다 ‘지적하다’(46%→69%)의 사용이 크게 늘었으며, ‘논의’(16%→6%), ‘의견’(25%→10%) 등의 언급은 감소했다. 또한 2013년 아시아포럼에서는 “의견을 듣고 소통하고 싶다”고 했으나, 올해는 주로 각국 정상과의 교류에만 집중했다.
민심을 헤아리기 위해 “백성이 안심하고 밥 먹는 것, 그게 내가 제일 신경 쓰는 일”이라는 문장도 올해는 등장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자기비판’은 과거 연설에서도 1%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완전히 사라졌다.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시 주석의 어조나 어휘는 막강한 권력의 정점을 반영한다. 통치 스타일이 한층 절제되고 단호했졌음을 보여주는 등 리더십 스타일 변화가 뚜렷하다”며 “이러한 변화는 시 주석이 중국의 국제적 위상에 더욱 자신감을 지니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외부 세계와의 경쟁·갈등 국면에서도 주도권을 잡으려 함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자신감과 자만심 사이의 경계가 희박할 수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식으로 드러날지,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칫 긴장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