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제자들이 왜 그러는진 아십니까?" 의협 광고, 누구 겨냥?

박지혜 기자I 2024.02.21 19:49:1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신문에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교수를 저격하는 광고를 냈다.

21일 국내 한 일간지 1면 하단에 “교수님! 제자들이 왜 그러는지는 아십니까?”라는 문구가 담긴 광고가 실렸다.

사진=연합뉴스
해당 광고는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게재한 것으로 “전체 의사 1인당 외래 환자 수는 20년 동안 계속 줄어드는데 상급종합병원은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의사와 환자가 증가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의원에서는 지난 20년 동안 35% 외래 환자가 줄었습니다. 자기 전문과 환자가 없어서 전문과 간판을 뗀 의원이 6277곳”이라며 “전공의들은 전문의가 되면 개원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중노동을 견뎌왔는데 현실은 처참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매년 5000여 명의 신규 의사를 배출해 의사를 죽이겠단다. 급여, 비급여 혼합진료를 금지해 개원가의 씨를 말리겠다고 한다”고 주장하며 “그래서 전공의들이 하루라도 빨리 자리 잡으러 수련을 그만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광고에 해당 교수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주수호 의협 비대위 홍보위원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광고에 대해 논의할 때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의 이름이 거론됐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의대 증원 정책에 찬성하는 대표 인사로서, 정부 측 패널과 함께 전날 MBC 100분 토론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공개 토론에서 의대 증원에 따른 이공계 블랙홀 우려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의대를 졸업해 군대 다녀온 35살 부근의 전공의가 3, 4억 원의 연봉을 받는데 공부 잘한 비슷한 나이의 대기업 과장은 연봉 1억 원인 상황에서 당연히 누구나 의대 가고 싶어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즉, 의대 쏠림의 근본적인 원인은 의사 수입이 다른 직업 대비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라는 취지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을 통해 의사 수입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게 의대 쏠림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이라며 “일시적 현상을 문제 삼는 것은 문제의 근본을 덮고 표면적인 증상만 해결하겠다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의협이 낸 신문 광고에 “당장은 대응 생각이 없다”면서도 그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연합뉴스를 통해 의협이 내세운 의대 증원·필수의료 정책패키지 반대 근거에 대해 “의원의 환자가 줄었다고 하는데, 비급여 진료를 늘려 수입도 늘리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전문의 간판을 뗀 의원이 많아졌다는 주장에 대해선 “수가를 올리고 의료 사고에 대한 사법적인 부담을 덜어 주는 등 필수의료 전문과목에 대한 지원은 정부 정책 안에 다 들어 있다”며 “의협과 전공의들이 증원을 반대하는 실제 이유는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이 혼합진료를 금지하고, 미용·성형시장을 개방하는 등 비급여 진료로 돈 버는 것에 대한 규제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학·종합병원에서 의사들이 다 빠져나가서 비급여 진료 의원을 연다면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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