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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금융 제재할 것"…러 중앙은행 "이미 대비해놨다"

고준혁 기자I 2022.02.22 17:13:07

영국 "러시아 은행 등에 달러와 파운드 접근 차단할 것"
러 중앙은행, 자국 은행 외화 유동성 및 자금 사용 유용성 확대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압박 강도를 높이는 가운데, 영국 등 서방국들이 러시아에 금융 제재를 가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를 비웃듯 “금융 안정성을 견고히 하기 위한 준비가 모두 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중앙은행. (사진=AFP)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은 구체적인 금융 제재 대상을 밝히진 않았지만, 은행들을 포함해 러시아에 있는 기업 등에 금융 제재를 가할 거라고 밝혔다. 사지드 자바드 영국 보건장관은 스카이뉴스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됐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며 “영국은 러시아에 대해 미국 달러와 영국 파운드에 대한 접근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자국 금융기관을 이용해 러시아 금융기관의 국제결제 업무를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과 유럽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합병했을 당시, 러시아 고위 정치인과 정부 관료, 푸틴 대통령 측근, 금융기관을 상대로 수차례 제재를 단행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날 “지정학적 위험이 러시아의 자산들에 위협을 가할 경우, 이를 안정시킬 수 있는 모든 금융 조치를 이미 다 준비해 놓았다”라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위협을 가하자, 서방국들이 금융 제재를 시행하겠다고 한 데 대한 응수로 풀이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또 자국 은행들의 1월 외화 유동자산을 전달보다 85억달러(약 10조1000억원), 즉 19% 늘려 535억달러(63조8000억원)이라고 전했다. 외화 유동자산은 은행들이 직접 보유하거나 중앙은행에 맡겨 둔 외화와 1년 이내 현금화할 수 있는 외화 자산을 말한다. 앞서 러시아 신용평가사 ACRA는 자국 은행들이 지난해 연말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 상당의 외화를 반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서방의 제재로 자금줄이 끊길 것에 대비해 외화 자산 여유분을 확보해놓으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이밖에 러시아 중앙은행은 일정 기간 은행들이 보유한 주식과 채권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고도 설명했다. 이 역시도 제재에 따라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막힐 것을 고려해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독립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DPR과 LPR에 러시아 평화유지군을 진입시키겠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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