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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자포자기 상태"...할머니 살해한 10대 형제 구속

박지혜 기자I 2021.08.31 18:36:5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10년 가까이 키워준 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10대 형제가 31일 구속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허영구 부장판사는 이날 존속살인 혐의를 받는 이모(18)군과 동생(16) 등 2명에 대해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가 있으며, 소년으로서 구속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형제는 이날 오후 구속 전 피의자(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 군은 “할머니에게 할 말이 없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마스크를 쓴 채 한숨만 내 쉬었다.

10년 가까이 키워준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인)를 받는 10대 형제가 3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형제의 국선 변호인은 이날 범행 과정 관련 동생의 가담 여부에 대해 설명했다.

변호인은 “계획했다기보다 범행 직전 우발적으로 서로 동의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막상 형이 실행에 나서니 동생이 말렸고, 이미 상황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은 정서·행동 장애로 현재 이 상황에 대해 개념이 없고, 다만 큰일을 저질렀다는 걸 아는 걸로 보인다”며 “형은 자포자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70대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를 받는 10대 형제가 31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고교 3학년 A(18)군과 동생 B(16)군 (사진=뉴스1)
형제는 전날 자정께 대구 서구 비산동 자택에서 친할머니(70대)에게 수십 차례 흉기를 휘둘렀고, 집 안에 같이 있던 할아버지가 신고하면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2012년부터 함께한 조손 가정으로, 조부모 모두 신체장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전 숨진 할머니에 대한 부검이 진행됐다.

경찰은 할머니의 사인에 대해 다발성 자상에 의한 과다 출혈로 인한 심정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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