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70·사진)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일컫는 또 다른 말이다. 김 회장은 다음달 말 임기종료와 함께 네 차례의 연임을 통해 10년간 이끌었던 하나금융그룹을 떠난다.
김 회장은 1981년 서울은행에 입사하면서 금융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신한은행을 거쳐 1992년 하나은행이 출범하면서부터 하나금융과 30년간 인연을 맺었다. 금융지주 회장을 4연임 하는 과정에서 연임 논란도 있었지만 2012년부터 회장으로 재직한 10년간 굵직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특히 차기 회장후보로 최종 선정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086790) 부회장이 통합 하나은행의 초대 행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나금융그룹 역사에 있어서 두 은행의 합병은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
실제로 통합 하나은행 출범 이후 하나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9097억원에서 지난해 3조3644억원(증권가 추정치)으로 4배 가까이 늘어났다. 김 회장은 이후 그룹의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매진했다.
지난 2014년 개최한 비전 선포식에서 ‘2025년까지 비은행 이익 비중 30%, 해외 이익비중 40%’라는 청사진을 공개하고 비은행, 해외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한 뒤 하나손해보험을 출범시켜 은행을 비롯해 보험, 증권, 카드, 캐피탈 등 종합금융그룹의 진영을 완성시켰다.
해외 사업에 대한 의지도 강해 지속적으로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24개국·212개 네트워크를 두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019년 베트남의 4대 국영상업은행 한 곳인 BIDV에 1조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현재는 투자시점 대비 주가가 64.5% 올랐으며 투자수익율도 70%가 넘는다. 이외에도 지난해 코로나19 시국에서도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이 모바일 플랫폼 ‘라인’과 함께 하인뱅크를 설립해 인도네시아 현지은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한정적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김 회장은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다”며 “성과를 당장 내기는 어려워도 중장기적으로 해외사업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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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올해도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변곡점을 맞아 직원들의 적극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금융을 지배하는 공룡은 변화에 무관심해지면서 무사안일해지고 대마불사의 헛된 희망을 품게 된다”며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 시가총액의 5분의 1에도 못미치는 하나금융의 시총은 시장이 우리를 덩치 큰 공룡으로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공룡은 결국 멸종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