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00원짜리 염증치료제 덱사메타손 코로나 돌파구 될까?

김나경 기자I 2020.06.17 16:01:31

덱사메타손, 임상시험서 중증환자들 치료 효과 입증
연구진 "획기적인 돌파구··· 당장 표준 치료제 돼야"
''7600원'' 싼값에 보급 쉬워 WHO서도 "굿 뉴스" 환영
일각에선 "전에도 실망한 적 있다" 신중론 제기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염증치료제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이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한 최초의 의약품이 됐다.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임상시험에서 중증 환자들의 증상을 완화, 사망율을 낮춘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의약계에서는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았다면서 반색하는 분위기다.

16일(현지시간) CNBC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은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최중증 환자들의 사망율을 3분의 1 가량 낮춘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인공호흡기 또는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덱사메타손이 증상 완화 효과를 나타냈다. 약 2100명의 환자에게 덱사메타손을 투여한 결과 인공호흡기를 쓰는 코로나19 환자의 사망률이 28~40%, 그 외 산소 치료를 받는 환자의 사망률은 20~25% 감소했다.

덱사메타손은 통풍과 관절염, 천식 등에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항염증제로 영국에서는 약 5파운드(약 7600원)에 팔리고 있다.

임상시험을 이끈 피터 호비 교수는 “덱사메타손은 획기적인 돌파구”라며 “이 약물은 값싸고 당장 진열대에 놓여 있어 즉시 전 세계 사람들을 구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산소 공급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에게 약물 효과가 확실하고 강력하다”며 덱사메타손을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을 위한 표준 치료제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연구진은 덱사메타손이 가격이 싸고 이미 생산 및 공급망이 구축돼 있어 ‘보급형 치료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상시험 공동책임자 마틴 랜드래이 옥스퍼드대 교수는 온라인 브리핑에서 “어떤 약품도 덱사메타손을 대체하기 힘들 것”이라며 “50파운드(약 7만6200원) 이하의 싼 값에 8명의 환자를 치료하고 1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덱사메타손은 자가 호흡을 할 수 있는 코로나19 환자들에게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타 연구진의 검토도 이뤄지지 않아 섣불리 기대하면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의학계는 덱사메타손에 대한 시험 데이터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이즈 치료를 위해 개발된 칼레트라나 말라리아 치료제인 클로로퀸 등이 코로나 치료에 사용됐으나 아직까지 큰 치료 효과를 보인 약품은 없다.

캐서린 하이버트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중환자실 센터장은 “우리는 이전에도 (약물 효능에 대해)기대했다 실망한 적이 있다”며 “공개된 데이터를 통해 어떤 환자들이 얼마나 복용했을 때 가장 효과를 봤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덱사메타손 제품 사진.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입증받은 최초의 의약품으로 “획기적 돌파구”를 찾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제공=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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