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첨단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자.”
미국의 ZTE 규제 이후 중국이 대대적으로 반도체 굴기를 강조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물론, 대기업과 관영매체까지 나서서 분위기를 조성 중이다.
24일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전날 ‘경제 형세와 경제업무’란 주제로 정치국 회의를 열고 핵심기술 돌파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핵심기술을 강화해 신산업과 신모델, 신업종 발전을 지지하며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시 주석이 이 자리에서 언급한 ‘핵심기술’은 지난 21일에도 언급한 내용이다.
여기서 ‘핵심기술’이란 개발비용이 높지만 회수 수익이 크고 복제하기가 매우 어려운 기술 핵심과 설계 핵심을 일컫는데 특히 한국과 일본,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을 가리킨다.
중국이 이같은 핵심기술 개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ZTE 사태 때문이다. 지난 16일 미국 상무부는 북한과 이란 제재를 위반하고 이들과 거래한 데다 미국 정부에 거짓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중국 2위 통신장비업체 ZTE에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도록 했다. ZTE 제재가 시작되자 중국 내에선 야심차게 준비하던 5세대 이동통신(5G) 자체가 멈칫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 취약하다는 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게 중국 전문가들의 평가다.
리이 상하이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 기업가들은 이제까지 정교한 기술이 필요없는 제품을 만들어 쉽게 돈을 벌어왔다”며 “이 기업가들의 상당수가 첨단 제조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기업가들이 단기적인 성과만을 치중하며 첨단기술을 취득하고 개발하는 데 뒤처졌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PwC에 따르면 중국은 반도체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으며 중국이 수입하는 반도체 양만 전세계 칩 판매량의 60%에 달한다. 중국 역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지만 은행 카드나 USB 등 저가형 시장에 국한돼 있다. 이 같은 문제점 때문에 시 주석이 직접 나서서 첨단 기술 개발에 대한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발 빠른 일부 기업들은 반도체 장기전략을 수립하며 투자에 나서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 22일 푸저우에서 열린 디지털중국 건설 리더 포럼에서 “핵심기술 장악은 대기업이 양보할 수 없는 책임”이라며 “대기업은 미래 기술을 쟁취하고 디지털 장인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리바바는 임베디드형 CPU 업체 중톈웨이를 인수하고 사물인터넷(IoT) 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칭화유니계열 그룹 역시 독자 기술로 개발한 32단 3D 낸드 플래시를 올해 말 양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들도 분위기 조성에 가담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수출금지는 중국 통신산업에서 부족한 핵심기술의 아픈 부위를 건드렸다”며 “비용이 얼마 들든지 반도체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사태는 중국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폴하스웰 핀센트메이슨 파트너는 “기술에 대한 투자는 퍼즐의 한 부분일 뿐, 준수에 대한 투자 역시 중요하다”며 “ZTE 문제는 중국에 기술이 없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이란 및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데에서 비롯된 사안이란 걸 간과해선 안된다는 설명이다.
또 국가 중심의 ‘굴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 증권시보는 “반도체 산업은 군사 프로젝트인 양탄일성 개발과는 완전히 다른 경제법칙을 따른다”며 “양탄일성 개발 과정에서 독립 자주와 인간 노력의 강조는 과도한 투자와 폐쇄적 개발로 이어져 사회동원의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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