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자회사 흡수합병과 일부 사업부문 분할 등의 내용을 포함한 사업구조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오는 11월 100% 자회사인 한화건설 흡수합병 △방산 부문 물적분할·매각 △한화정밀기계와 한화상업설비 인수 등이다.
한화건설은 한화생명의 지분을 25.08%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도 한화생명 보험의 지분을 18.2% 보유해 2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다. 한화건설 합병을 진행하면 한화가 보유하는 한화생명보험 지분은 43.3%가 된다.
올해까지는 국제회계기준(IFRS 9)이 적용되면서 자산은 시가, 부채는 원가로 평가받지만, 내년부터는 오는 2023년 도입될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는 부채를 시가 평가한다. 합병 시점이 IFRS 9 도입 이후라면 한화생명의 부채 변동 문제로 지주비율이 50%를 초과해 지주회사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
지분을 정리하면서 향후 내부 승계작업도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家)는 장남인 김동관 사장과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의 그룹 사업 승계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삼형제가 각 사업별 계열사를 나눠 맡는 구도다. 개편 전에는 일반 사업부문과 금융부문 지분을 나누려면 한화건설이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 매각 과정이 불가피했다. 개편을 거쳐 한화생명이 직접 자회사가 되면서 향후 주력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 지분을 분리하는 과정도 손쉬워진 양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승계작업을 진행하려면 한화생명을 직접 자회사로 옮기는 수순이 있어야 했다”며 “일단 절차상 복잡한 문제는 피해가긴 했다. 그럼에도 한화생명 지분이 늘어나면서 결국 지주비율 관리는 숙제로 남은 상태”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