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현지 공략 위해 LP된 VC들…알짜 딜 ‘줍줍’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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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I 2025.10.20 18:29:21

해외 진출해 LP로 활약하는 국내 VC 점차 늘어나
현지 GP 통해 알짜 딜 공유받고 현지 영향력 키워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내수 시장에 한계를 느낀 스타트업들이 창업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을 발굴해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들의 해외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법인과 지사를 세워 현지 네트워크를 넓히고자 분주하지만, 곧바로 내부 알짜 딜(deal)에 접근할 수 없어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다.

이 가운데 대기업이나 금융사 계열과 같은 모회사의 자금력이 탄탄한 VC들은 현지에서 출자자(LP)를 자처하며 ‘주류(메인 스트림)’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이들을 필두로 국내 VC들이 현지에서 제2의 오픈AI와 스페이스X를 발굴할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기대감이 차오른다.

(사진=픽사베이)
20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VC들이 해외 법인을 세우고 현지에서 LP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전 세계 자본시장의 중심인 미국 사례가 대표적이다. 예컨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산호세에 미국 법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US’를 세웠다. 스마일게이트인베 US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초석을 다지고자 현지 로컬 운용사(GP) 4~5곳에 출자를 진행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 관계자는 “현지 투자사에 투자해 딜 파이프라인을 공유 받고, 같이 검토도 하면서 꾸준히 미국 내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일단 초기 단계 기업에 투자하며 다양한 딜을 접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AI 소프트웨어 기반 업체 위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도 이 같은 전략을 활용하는 대표 VC다. 한투파 미국법인은 2016년 설립돼 올해 초까지 80여 개 기업에 4000억원 이상 투자를 집행했다. 이와 동시에 미국 현지 VC에 출자 사업을 진행해왔다. 회사는 지난해 약 4조원에 달하는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트(New Enterprise Associate)의 18호 펀드와 4000억원 규모의 SOSV의 5호 펀드에 대한 출자를 진행했다. 회사는 규모별·산업별 VC 대상 출자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딜 소싱 채널을 확보하고 스텔스 모드(비밀스러운)인 현지 유망 딜에 접근하거나 공동투자를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에서는 키움인베스트먼트가 벤처모펀드를 조성했다. 키움인베는 지난 3월 30억엔(약 283억원) 규모의 모펀드 ‘키움다우재팬벤처펀드1’을 결성해 첫 GP로 스파이럴캐피탈을 선정했다. 키움인베는 GP들을 통해 현지 알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한일 양국 진출에 도움을 준다는 포부다.

세 하우스의 공통점은 탄탄한 모회사를 두고 있다는 데 있다. 이들은 VC 자체, 그리고 모회사 자금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LP 펀드를 조성해 GP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꾀한다. 현지 알짜 딜은 국내와 마찬가지로 알음알음 정보를 공유해 나눠서 들어가는데 이제 막 현지에 진출한 국내 VC가 그런 정보력을 갖기 쉽지 않아서다. LP를 자처해 현지에서 활약하는 VC에 자금을 투입하면 다양하게 딜을 접할 기회가 자연스레 만들어진다.

국내 트랙 레코드가 현지에서 소용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글로벌 투자를 담당하는 VC 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로컬 비즈니스이다 보니 이제 막 진출한 국내 VC는 전문성 부족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국내에서 아무리 날고 기는 VC임에도 현지 LP를 공략할 때 국내 실적만 가지고는 출자 콘테스트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VC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정부 주도로 벤처시장을 키우고 있는 만큼 이미 몇 년 전부터 해외에 비해 자금을 조달하기 비교적 괜찮다는 인식이 형성돼 국내 LP가 진행하는 글로벌 VC 대상 출자 콘테스트에 글로벌 GP들이 지원하는 숫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며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현지에서 한국 LP가 푸는 자금을 마다할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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