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홈AI 승부수…"빅스비, 오늘 내 일정 알려줘"(종합)[CES2025]

김소연 기자I 2025.01.06 16:58:54

한 문장 명령어로 여러 기기 한번에 제어
빅스비가 보관 기한 임박 재료로 레시피 제안
스마트싱스·빅스비·녹스 통해 AI가전 경험 강화

[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5’에서 차별화된 ‘홈 AI’ 기능과 가전 기기 간 연결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 빅스비가 개인 사용자 식별해 설정도 알아서 바꾼다

삼성전자는 CES 공식 개막 전인 5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가전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홈AI는 삼성전자의 보안 솔루션 ‘녹스(Knox)’, AI 음성 비서 ‘빅스비(Bixby)’,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기반으로 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녹스 매트릭스(Knox Matrix)’를 와이파이 기능이 탑재된 모든 가전으로 확대한다. 녹스 매트릭스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연결된 가전들이 서로의 보안 상태를 모니터링해 외부 공격으로부터 각 기기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2025년형 패밀리허브 신제품에는 기기 내 보안 IC에 사용자의 민감한 정보를 별도 저장해 관리하는 ‘녹스 볼트(Knox Vault)’까지 추가했다. 집 내부에서 연결된 기기끼리 서로의 보안을 체크해 기기 연결이 늘어날수록 보안은 강화된다.

영상=삼성전자
냉장고, 세탁건조기, 로봇 청소기 등에 탑재된 음성 비서 서비스인 빅스비도 한층 강화됐다. 자연스럽고 연속적인 대화가 가능해졌고, 한 문장의 명령어로 여러 기기를 한번에 제어할 수 있다. 특히 빅스비가 가족 구성원 각각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빅스비, 오늘 일정 알려줘”라고 호출하면 목소리를 인식해 해당 사용자의 캘린더에 저장된 개인 일정을 알려준다. 만약 해당 사용자가 평소에 시력이 좋지 않아 휴대전화 설정을 ‘큰 글씨 모드’로 해놨다면, 패밀리허브 냉장고 화면도 큰 글씨로 보여준다. 개별로 설정을 따로 하지 않아도 빅스비가 목소리만 듣고도 사용자를 식별하고, 그에 맞게 편의를 제공한다.

빅스비는 냉장고 속 음식재료 관리에도 유용하다. 사용자가 “유통기한 임박한 음식재료 알려줘”라고 하면, 빅스비는 보관 기한이 임박한 음식도 알려주고, 그 재료로 만들 수 있는 음식 레시피까지 제안한다.

◇스마트싱스가 집 내부 감지해 작동

삼성전자는 가전과 스마트싱스가 집과 가족의 상황을 감지해 알아서 작동하는 미래 AI홈의 모습도 제시했다. 스마트폰 또는 에어컨 등의 센서를 통해 집 안에 사람이 없다고 인식되면 로봇청소기가 먼지통을 자동으로 비우거나 에어컨이 자동 건조되는 등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가전 관리 기능이 자동으로 동작한다.

만약 택배기사가 집 앞에서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는데, 세탁실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다면 세탁기 스크린에서 집 앞 상황을 보여준다. 세탁실에서 전화도 받고, 스크린을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사용자가 인덕션 끄는 것을 깜빡했다면 로봇청소기가 사용자에게 다가와 알림을 주고, 인덕션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등 안전한 홈 AI 시나리오 역시 시연했다.

삼성전자는 ‘스크린 에브리웨어’ 비전을 구현하는 다양한 2025년형 스크린 가전 신제품을 선보였다. 32인치 스크린이 탑재된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외에 올해 신제품인 9인치 스크린을 탑재한 비스포크 냉장고, 7인치 스크린을 각각 적용한 비스포크 AI 세탁기와 비스포크 AI 건조기를 소개했다. 지난해 7인치 스크린을 적용한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를 출시한 데 이어 세탁기와 건조기 개별 제품에도 스크린을 탑재한 것이다.

이정주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는 “냉장고 스크린을 9인치로 줄인 것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다양한 스크린이 탑재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AI 모델을 더 많은 가전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비스포크 AI 냉장고에 탑재된 스크린에서 집 안 내부 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맵뷰 모습. (사진=김소연 기자)
사용자는 가전에 탑재된 스크린을 통해 3D ‘맵뷰(Map View)’로 연결된 기기들을 한번에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고,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여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의 ‘AI 비전 인사이드(AI Vision Inside)’는 냉장고에 넣고 빼는 음식재료를 내부 카메라가 자동 인식해 이미지 기반으로 식품 목록을 만들어준다.

이외에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다양한 신제품을 소개했다.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와 7인치 스크린이 적용된 비스포크 AI 오븐, 비스포크 슬라이드인(Slide-in) 인덕션 레인지, 애니플레이스(Anyplace) 인덕션을 비롯해 CES에 처음 전시되는 히트펌프 EHS ‘클라이밋 허브 모노’ 실내기와 ‘모노 R32 HT 콰이어트(Mono R32 HT Quiet)’ 실외기 등을 선보였다.

오븐에는 카메라가 장착돼 요리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AI 기술을 적용해 피자를 넣었다면 카메라가 무엇이 오븐에 들어왔느지 확인하고 그에 맞는 오븐 온도와 시간 등 레시피를 추천한다. 해당 오븐은 현재는 국내 시장에 판매할 계획은 없이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이 상무는 중국 기업들이 스크린을 탑재한 가전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스크린을 탑재한 제품들을 내놓고 있지만, 삼성은 스마트싱스를 통해 여러가지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통합 제어 환경을 구축한 것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스마트싱스는 현재 가입자 수가 3억7000만명을 넘었고, 연동을 지원하는 파트너사 브랜드는 340여개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삼성전자 가전제품 기기간 연결 시나리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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