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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싱크탱크인 개혁연구원에 몸을 담고 있는 구혁모 상근부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제의 핵심은 허은아 대표의 리더십과 역할”이라며 “지금 허은아 대표의 행보는 당의 발전보다는 개인 중심인 정치로 읽힌다”고 주장했다.
전날에는 개혁신당 당직자 노동조합이 성명서를 내고 허 대표를 향해 각을 세웠다. 노동조합은 “허은아 당 대표가 2기 지도부로 선출된 7개월간 계속된 비전과 전략의 공백, 당보다 개인을 앞세운 선사후당 정치가 오늘의 사태를 몰고 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반발이 나오는 건 표면적으로는 최근 있었던 당 사무총장 경질 때문이다. 허 대표는 김철근 사무총장과 정재준 전략기획부총장, 이경선 조직부총장 등 사무처 핵심 인물 3명을 교체했다. 김 사무총장이 ‘사무총장은 당대표의 명을 받아 당의 전략·조직·홍보·인사·재정을 총괄한다’는 내용의 기존 당헌·당규에서 ‘당대표의 명을 받아’라는 부분을 삭제하려 하자 허 대표가 문제 삼았다는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평소에도 허 대표와 당 운영방안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김 사무총장이 허 대표에게 반대하는 일종의 ‘레드팀’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허 대표가 사무총장이 권한을 확대하려 한다며 경질 명분을 찾았다는 게 안팎의 시선이다.
근본적으로는 그간 허 대표의 당 운영에 관해 내부에서 쌓여온 불만이 터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치적 실리나 명분 없는 지역 순회와 보여주기식 간담회 등 허 대표가 당이 아닌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만 열중했다는 것이다.
개혁신당 당직자 노동조합이 “더 이상의 선사후당 정치가 용인돼서는 안 된다”며 허 대표에게 당의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사무처 당직자를 동지로 대우하라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경질된 김철근 사무총장이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측근인 만큼 당 운영 방식을 두고 허 대표와 이 의원의 갈등이 터진 것 아니냐는 견해도 나온다. 다만 이 의원실에서는 김 사무총장과 허 대표간 갈등이라고 선을 긋는 분위기다.
이준석 의원은 이번 내분을 두고 허 대표가 책임 있게 해결하기를 촉구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최근 개혁신당 내 인사에 대한 혼란은 대부분 관계자의 판단이 일치한다”며 “당사자가 바로잡고 신속히 결자해지 하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구체적인 실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허 대표를 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사람이 모인 곳에 갈등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지금 개혁신당은 대선이나 향후 있을 지방선거 등에 대비해 당을 잘 관리하는 역량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