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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는 지난 1월15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ADNOC와 국제 공동비축사업 계약을 맺었다. 석유공사 여수비축기지에 ADNOC의 원유를 저장하고 국내 수급 비상 상황 땐 이를 우선 구매·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ADNOC로선 주요 원유 고객사에 비축 물량을 미리 맡겨 보관 부담을 줄이고, 석유공사는 국가 에너지 위기 상황에서의 대응 능력을 키우는 ‘윈-윈’ 사업이다.
석유공사가 국가 위기 상황에 대비해 400만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사서 보관하려면 3억달러(약 40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한데, 당장 구매비용 부담 없이 비축유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용 절감은 물론 임대료 수익도 거둘 수 있다.
석유공사는 경기도 구리시를 비롯한 국내 거점 비축기지에 약 1억5000만배럴 규모의 원유와 제품유 비축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이곳에 지난해 기준 약 1억배럴의 원유·제품유를 비축하고 있다. 국내 원유 공급이 끊기는 비상 상황에서도 약 110일을 버틸 수 있는 양이다. 한국은 공기업인 석유공사를 중심으로 국내 원유 도입 물량의 약 3분의 2를 사우디아라비아나 UAE 같은 중동 산유국으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석유공사는 ADNOC와 UAE 할리바 광구에서 공동으로 원유를 생산하는 등 석유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현지 생산 원유 약 36만배럴를 국내에 직도입하는 경험을 통해 국내 원유수급 안정성 확보를 위한 검증도 마쳤다. 석유공사는 현지 광구 생산 원유를 통상 싱가포르 등 해외 현물시장에서 판매하는데, 이를 유사시 국내에 직접 도입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한 셈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양국의 에너지 분야 협력 노력이 실질적 열매를 맺은 것”이라며 “이를 토대로 수소·암모니아 공급을 비롯한 저탄소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협력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