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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E리서치 "전고체 배터리, 2025년 하반기부터 본격 상용화"

박순엽 기자I 2022.04.14 16:51:52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NGBS 2022’ 개최
“전고체 배터리, 2024~2025년 양산 시작 전망”
전 세계 54개 기업에서 연구…국내는 7곳 차지
성능 저하 원인 찾는 ‘디지털 트윈’ 기술도 소개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이른바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 시점이 불과 2~3년 앞으로 다가왔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물론,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높이면서 양산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단 분석이다.

김대기 SNE리서치 부사장은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NGBS(Next Generation Battery Seminar) 2022’에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배터리 업체에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물으면 ‘2020년대 후반’이라고만 답했는데, 최근엔 정확한 시점을 밝히는 업체가 늘었다”며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는 회사가 2024~2025년쯤이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NE리서치가 개최한 ‘NGBS(Next Generation Battery Seminar) 2022’가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순엽 기자)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 리튬이온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배터리를 말한다. 현재 주로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했을 때 배터리 용량을 늘리면서도 무게와 부피, 화재 위험을 낮출 수 있어 대표적인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프랑스 볼로레(Bollore) 그룹의 자회사인 블루솔루션(Blue Solution)과 대만 배터리 업체인 프롤로지움(ProLogium) 등이 에너지저장장치(ESS)나 E-모빌리티에 쓰이는 전고체 배터리를 일부 판매하고 있지만, 기술적 문제 등으로 주요 업체들의 상용화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란 게 업계의 기존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일부 업체들이 이르면 2024년 양산을 시작하겠지만, 본격적으로는 2025년 후반기에 들어서야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것”이라며 “일부 스타트업 업체가 처음 전고체 배터리를 판매하기 시작하면 전기차 제조사 등 고객사들이 점차 전고체 배터리 장점을 파악해 이를 채택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SES는 2024년, 일본 토요타는 2025년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목표 시점으로 발표했다. 국내에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2026년(고분자계)·2030년(황화물계)을, 삼성SDI(006400)가 2027년을 각각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으로 보고 있다. SK온도 최근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관련한 협력을 강화하는 등 관련 연구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다.

주요 배터리 업체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목표 시점 (표=SNE리서치)
김 부사장은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에 대해선 올해 2.1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 30GWh, 2030년 160.1GWh로 커지리라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전체 배터리 시장에서 전고체 배터리가 차지하는 규모 역시 올해 0.3%에서 2025년 2%, 2030년 3.8%로 증가할 전망이다.

또 기업들이 여러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연구하고 있는 만큼 종류별로 골고루 시장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 성분에 따라 산화물계·황화물계·고분자계 등으로 나뉘는데, SNE리서치는 2030년 전고체 배터리 시장을 기준으로 고분자계가 37%, 황화물계가 29%, 산화물계가 18%, 하이브리드(혼합)계가 13%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봤다.

전 세계 전고체 배터리 시장 규모 전망 (표=SNE리서치)
현재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벌이고 있는 기업은 총 54개로, 국내에선 황화물계를 주로 연구하는 3곳을 포함해 7개 기업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북미 18곳·일본 11곳·중국 10곳·유럽 7곳·대만 1곳 등의 기업이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뛰어들었으며, 북미와 유럽은 고분자계·황화물계를 연구하는 기업들의 수가 비교적 많았다.

이날 세미나에선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이용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컴퓨팅을 이용해 가상공간에서 실물과 똑같은 물체의 물성값을 입력한 뒤 가상 모델을 모사해내는 기술)을 활용해 전고체 배터리의 결함을 분석할 방안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디지털 트윈 분석과 모델링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이를 활용하면 전고체 배터리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들여다보고, 배터리 성능 저하의 원인을 수치화·정량화해 이를 기반으로 배터리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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