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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킹 후 2시간 만에 우주정거장 입성
크루 드래곤은 17일 오후 1시1분 미국 아이다호 상공에 있는 ISS와 도킹(결합)을 시작했다. 지상 통제센터는 1시15분 ‘도킹 완료’를 선언했다. 도킹 과정은 스페이스X의 무인 화물선과 마찬가지로 전 과정이 컴퓨터로 자동 진행됐다. 이후 크루 드래곤과 ISS 사이 공기압과 온도를 맞추는 작업을 거친 뒤 크루 드래곤의 문을 열고 4명의 우주인이 ISS로 들어갔다.
우주비행사들은 앞으로 6개월간 ISS에 머물면서 연구 등을 수행한다. 여기에는 우주의 빛과 토양에서 무를 기르는 실험이 포함되는데, 2050년까지 화성에 100만명을 이주시키겠다는 머스크의 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외에도 우주 비행이 뇌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나 인력이 거의 없는 우주 궤도의 중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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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우주선에는 흑인과 여성, 일본인 우주비행사 등이 탑승해 눈길을 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마이클 홉킨스(51)가 선장을 맡았으며 흑인 조종사 빅터 글로버(44), 여성 물리학자 섀넌 워커(55),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우주비행사인 노구치 소이치(55)가 타고 있다. 크루 드래곤을 실은 우주선이 ‘리질리언스(Resilience·회복력)’라고 이름 붙여진 데는 올해 코로나19 팬데믹부터 인종차별, 미국 대선에 따른 분열상 등 시련을 이겨낸다는 의미가 있다.
이들보다 한 달가량 먼저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ISS에 도착한 세르게이 리지코프 사령관과 세르게이 쿠드-스베르치코프, 그리고 NASA 우주비행사 케이트 루빈스 등 3명의 우주인이 이들을 환영했다. 2009년까지 ISS에 남아 있는 우주인이 13명에 달했지만, 현재는 3명으로 줄었다. 우주에서 과학 실험을 진행하고 우주정거장을 잘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 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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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질리언스는 전날 오전 9시27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머스크는 코로나19 증상 때문에 발사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이는 자는 누구든 자가격리해야 한다는 스페이스X 방침에 따라서다. 격리 장소에서 따로 지켜보던 머스크는 우주선이 성공적으로 이륙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빨간색 하트 모양을 띄우며 기쁨을 표시했다.
스페이스X와 NASA의 이번 합동 프로젝트 이름은 ‘크루-1’이다. 상업용 우주비행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실시할 6개 프로젝트 중 첫 번째다. 민간 우주여행 시대를 여는 실전 무대인 셈이다. 4명의 우주인은 6개월간 ISS에 체류하며 연구를 수행한 뒤 내년 5월 돌아오는데, 이는 미 역사상 최장 기록이 될 전망이다. 기존 최장 기록은 아폴로 계획이 종료된 1973년 NASA가 실시한 ‘스카이랩(Skylab)’ 계획에서 제3차 원정대가 세운 8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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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비행이 성공하면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여행 프로그램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NASA는 이번 비행을 “미국에서 국제우주정거장을 오가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비용은 효율적인 운송수단 마련을 목표로 한다”며 “지구 저궤도와 국제우주정거장을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상업적 기회에 개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