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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위 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각 상임위에서 한국당이 참여하지 않은 채 표결한 예는 관례적으로 없었다”며 “절차와 관행을 무시한 일로, 국회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위원회 위원장이 한국당 합의 없이 표결처리된 법안은 법적 인가가 허용되는 한에서 상임위로 회부하겠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같은당 윤재옥 의원도 “법안소위에서 의결한 세 법의 처리 과정을 보면 여야가 협치를 하겠다는 생각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소위에서 제 1야당을 패싱하고 강행 통과한 법안에 대해선 여야 간사 합의를 통해 다시 심사 조정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행안위 법안소위 위원장인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헌국회 이래 지금까지 과반수 처리가 원칙”이라며 “법사위는 법적 충돌 가능성 등을 살피는 곳이지 전체 법 내용을 돌려보내는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매우 부적절하고 위험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정 의원 역시 “이채익 의원이 국회 정상화되면 남은 법안을 논의하자 했는데 몇번째인지 모르겠다”며 “국회에 산적한 법안이 1만개가 넘고 행안위 계류법안 수가 상임위 1위라는 오명까지 안고 있다”고 맞섰다.
여야 의원들은 오후 전체회의를 속개하고도 전날 법안소위 의결 건에 대한 의사진행발언을 이어갔다. 행안위 바른미래당 간사인 권은희 의원은 “이채익 의원들의 요구는 다시 법안소위로 돌려 논의를 다시 하자는 것인데, 의미가 없다”며 “전체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안위는 이날 오후 세시 께가 돼서야 정부를 상대로 한 현안 질의를 시작했으나 한국당 의원들은 질의가 시작돼자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지난 23일 한국당이 북한 어선과 붉은 수돗물 관련 상임위, 윤석열 검찰총장·김현준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에는 참여하겠다고 밝혔으나 이조차도 지키지 않은 셈이다.
권미혁 민주당 의원은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해 “노후 수도관 교체도 중요하지만 이것만이 답은 아니다. 미국에는 100년 넘은 관도 있다고 한다”며 “노폐물을 제거하는 절차나 인력이 정부에 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같은당 김병관 의원은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은 노후 상수도를 교체할 수 있지만 다른 지자체는 여건상 쉽지가 않다”며 “국비 부담을 대폭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