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횡령과 뇌물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부가 핵심 증인 소환 공지를 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8일 “이 전 대통령 사건에서 증인 소환장을 송달받고 있지 않은 증인 이팔성·김백준·이학수·김성우·권승호에 대해 서울고법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증인 소환 공지를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증인 소환 공지에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구인할 수 있음을 함께 고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에서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대해 ‘입증 취지는 부인한다’는 전제로 모두 동의하고 과거 측근을 증인으로 불러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백준 전 청와대총무기획관 등 핵심 증인에 대한 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의 이런 전략은 1심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받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에서 전략을 바꿔 이들의 진술을 부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폐문부재’(집 문이 잠겨 있고 사람이 없음) 사유로 소환장 전달이 되지 않아 증인 출석이 번번이 무산돼 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달 13일 절차 진행에 관한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해 이들에 대한 구인장 발부를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그동안 소환장 전달 불가로 불출석한 핵심 증인들에 대한 소환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다.
재판부는 지난 7일 이 전 대통령의 보석을 인용하며 “전직 대통령에 대한 재판으로 중요성과 인지도를 고려할 때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은 증인들에 대해서는 서울고법 홈페이지에 이름과 증인 신문 기일을 공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3일에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 전 대통령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이 예정돼 있다. 15일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 20일에는 이병모 전 청계재단 사무국장, 22일에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각각 예정돼 있다. 이후 김석한 변호사·김성우 전 다스 사장·권승호 전 다스 전무,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등의 증인 신문이 줄줄이 예고돼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