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30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공언한 연 3% 경제성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미국의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2.7%)를 웃도는데다 2015년 1분기(3.2%)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한 것이어서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버핏은 “미국은 지난 2009년부터 매년 2%대의 GDP 성장률을 유지해왔으며 올해도 2%대의 성장률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실제 체감도 2% 성장으로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 세대, 25년 간 2% 성장률이면 미국의 1인당 GDP가 1만9000달러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의 현재 1인당 GDP는 5만9609달러(4월 기준)다.
버핏의 견해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옐런 의장은 지난 달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트럼프 정부의 성장률 3% 목표가) 달성된다면 멋진 일이며 나도 보고 싶지만, 상당히 힘겨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연 3%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이날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현행 35% 이상인 법인세를 15%로 낮춰야 한다”면서 “세제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 일자리와 경제가 계획한 대로 갈 수 없다.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버핏은 또 정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지금까지 45명의 미국 대통령중 3분의 1인 15명의 대통령을 겪어봤으며 14명의 집권 기간 동안 주식에 투자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집권 하에서도) 미국은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제대로 작동하는 게 중요하며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모두 국가가 최대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버핏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감싸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경제와 정치를 섞고 싶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대통령을 비난할 생각이 없을 뿐더러 그렇게 해야 한다고 느껴본 적도 없다”면서 미 최고경영자(CEO)들의 반(反)트럼프 행렬에 동참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 해 미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자를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