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4000m 극한 환경서 1공장 사실상 풀가동 서울 절반 크기 광권…전기차 7000만대 생산 가능 2공장 4분기 준공 눈앞…2033년까지 4공장 완성
서석종 포스코아르헨티나 건설인프라실장이 아르헨티나 살타 주(州)에 위치한 포스코의 리튬염호 '옴브레 무에르토' 에서 '폰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살타(아르헨티나)=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19일(현지시간) 찾은 아르헨티나 살타 주(州) 옴브레 무에르토 내 포스코홀딩스 염수리튬 1공장 상공정 현장. 해발 4000m 고지대로 산소는 희박했고,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는 극악의 환경이었지만 공장은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지난해 10월 준공된 1공장은 연산 2만5000톤(t)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췄는데 밀려든 주문에 현지 생산능력이 100% 가동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섰다. 실제로 이 곳에서는 180여명의 작업자가 일주일 단위로 2교대 근무를 설 정도로 작업은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무려 4000m 아래 황량한 고지대 아래 잠들어 있던 리튬이 이곳에서 비로소 제품으로 모습을 바꾸고 있었다.
서석종 포스코아르헨티나 건설인프라실장은 “한 톨이라도 더 많이 리튬을 회수하고, 제조원가를 낮추며 고순도로 만드는 것이 사업의 핵심 기술”이라며 “이를 위해 수백 개, 수천 개의 화학공정 시퀀스를 적용하고 10년 이상 기술을 연구 개발해왔다”고 말했다
◇서울 절반 크기 염호 확보…고개 돌려도 끝이 안 보여
아르헨티나 살타 주(州)에 위치한 포스코의 리튬염호 '옴브레 무에르토' 전경. (사진=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공장에서 조금 벗어나자 광활한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가 눈앞에 펼쳐졌다. 그러나 염호라는 이름에서 떠올릴 법한 거대한 호수는 어디에도 없었다. 눈앞에는 갈색빛의 메마른 대지만 지평선 끝까지 이어졌다. 리튬은 이 황무지 아래 지하 수십~수백m에 염수 형태로 숨어 있다. 포스코홀딩스가 현재까지 확보한 염호 광권은 총 287㎢(8681만평)다. 서울시 면적의 약 47%, 여의도의 99배에 달한다.
지하에서 끌어올린 염수는 황무지 한복판에 조성된 거대한 ‘폰드’(인공 연못)로 향한다. 소금을 만드는 염전과 비슷한 공간이다. 1공장 폰드 면적만 약 360헥타르(㏊)로, 축구장 360개 규모다. 에메랄드빛의 광활한 폰드 앞에 서자 맞은편 끝이 아득하게만 보였다.
리튬염호 '옴브레 무에르토' 내 조성된 '폰드' 전경 (사진=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폰드는 리튬 농도에 따라 단계별로 나뉜다. 햇볕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키고 일정 농도에 도달하면 다음 폰드로 염수를 넘긴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9개월 동안 이 과정을 반복해 리튬 농도를 끌어올린다. 서 실장은 “폰드는 리튬 농도에 따라 단계별로 나뉘어 있다”며 “염수가 일정 농도에 도달하면 다음 폰드로 넘기며 계속해서 농축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살타 주(州) 구에메스에 위치한 1공장 하공정 전경 (사진=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1공장 상공정에서 추출한 인산리튬은 탱크에 실려 육로로 380Km 떨어진 저지대인 살타 주 구에메스의 하공정으로 옮겨진다. 이곳에서 불순물 제거와 결정화 공정을 거치면 비로소 배터리에 적용할 수 있는 밀가루처럼 고운 백색의 고순도 수산화리튬으로 재탄생한다. 상공정에서 염수가 증발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렸던 것과는 달리 하공정에서는 완제품으로 나오기까지 3~4일이면 충분하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4월 캐나다 업체 LIS로부터 NRG 염수광권을 약 6500만 달러에 추가로 인수하면서 보유 자원량이 총 1500만t으로 늘어났다. 수율을 감안하면 약 300만t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데, 이는 전기차 약 70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막대한 양이다. 서 실장은 “현재 확보한 리튬의 양만 하더라도 5·6공장까지 지어도 감당할 수 있는 거대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가 확보한 아르헨티나 염수광권 (사진=포스코)
◇2공장 4분기 준공 앞두고 시운전 ‘한창’…33년 4공장까지 완성
아르헨티나 살타 주(州)에 위치한 포스코의 리튬염호 '옴브레 무에르토' 내 2공장 상공정 전경. (사진=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포스코홀딩스는 1공장 가동 안정화에 이어 본격적인 리튬 생산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1공장 상공정 현장에서 약 7㎞ 떨어진 곳에는 2공장 상공정은 4분기 준공을 앞두고 막바지 시운전이 한창이었다. 황갈색 황무지 한가운데 들어선 리튬 색깔을 상징화한 은빛의 생산시설은 주요 설비와 배관설치를 대부분 마쳐 이미 공장의 모습을 완전히 갖추고 있었다.
2공장 상공정에서는 연산 2만5000t 규모로 탄산리튬을 생산한다. 1공장과 달리 글로벌 리튬 기업들이 사용하는 화학 방식의 상용기술을 개량해 적용했다. 자체 기술을 적용한 1공장과 검증된 상용기술을 적용한 2공장을 함께 운영해 생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생산된 탄산리튬은 국내로 들여와 전남 율촌산단에 건설 중인 하공정에서 수산화리튬으로 전환된다. 올해 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사업의 생산능력이 1·2공장 합계 연 5만t 규모로 확대된다. 향후 3·4공장까지 가동되면 2033년부터는 연산 10만t을 생산하게 된다.
공정을 마친 '수산화리튬' (사진=이데일리 박민웅 기자)
사업성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수산화리튬 가격은 지난해 7월 t당 8000달러선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3월 이후 1만8000달러를 웃돈다. 포스코홀딩스는 가격 회복세를 반영해 리튬 가격이 t당 2만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포스코아르헨티나의 영업이익률이 2027년 34%, 2028년에는 41%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 2월 공장을 직접 찾아 수익성 극대화와 공정 효율·품질 향상을 직접 주문하기도 했다. 장 회장은 당시 “자원 사업은 장기적인 안목과 끈기 있는 노력이 필요한 분야로, 포스코만의 DNA로 성공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16년간 이어온 포스코의 리튬 사업이 이제 본격적인 결실을 맺기 시작한 셈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아르헨티나 리튬 폰드에서 사업 운영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