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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앞서 지난 4~5월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나란히 임대료 조정을 요청하며 법원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당시 법원은 공사 측에 신라 25%, 신세계 27% 수준의 임대료 인하를 권고했으나 공사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이후 신라는 DF1을 정리하며 빠르게 결단했지만 신세계는 “철수 여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이 부담하는 인천공항 임차료는 월 300억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팬데믹 이후 여객 수는 증가했지만, 면세점 객단가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임차료는 여객 수에 연동해 내는 구조다. 이 때문에 월 60억~80억원대 영업적자가 반복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3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해 1·2분기에도 반등 조짐은 없다.
신라면세점이 손을 뗀 반면, 신세계면세점은 철수 결정을 주저하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신라는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국내외 시내면세점을 다수 보유해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가 있지만 신세계는 명동 본점과 인천공항점 두 곳만 운영 중이다. DF2 권역을 포기할 경우 전체 매출과 명품 유치력,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상력이 위축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항 면세점은 수익보다 브랜드 위상을 보여주는 전략적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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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수익성 중심 경영 스타일을 감안하면, DF2 권역에 대한 철수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익성 확보를 중시하는 기조와 맞물려, 장기간 적자가 누적된 공항점 정리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무작정 철수는 오히려 더 큰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는 우려도 있다. 위약금과 6개월간 의무 운영 조건 등 현실적인 제약도 신중한 판단을 요구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의사결정은 단순한 매장 철수를 넘어, 신세계면세점의 전체 방향성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면세점이 ‘전략적 철수’를 감행한 뒤 낮은 임대료 조건으로 재입찰을 노리는 방식도 거론된다. 법원 조정 시 나온 감정에 따르면 재입찰 시 임대료 수준이 기존 대비 최대 40%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 경우 기존 DF2 대신 DF1 등 다른 권역으로 이동하거나, 공항 사업 자체를 리셋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그러나 외국계 진출 가능성 등 불확실한 상황을 고려하면 전략 수립은 쉽지 않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세계 입장에선 적자가 고착화된 공항 면세점 운영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대표 교체를 계기로 운영 방식 전환이나 축소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명품 소비 둔화, 환율 상승,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까지 겹치면서 당분간은 무리한 확장보다는 보수적인 전략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