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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여당은 6억~9억원 1주택자에도 재산세 감면 혜택을 주는 데에 공감대를 이뤄 이날 결론이 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정책 혼선’을 이유로 이마저도 밀렸다. 민주당은 과세기준일 이후라도 지방세법안을 개정해 소급적용할 수 있단 입장이나 소급적용은 원칙적으로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오히려 정책 혼선을 키운단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위를 넘어 민주당에서도 부동산정책에 관한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송영길 대표 등 지도부는 대출규제를 완화하고 세부담을 완화하겠단 입장이나 친문재인계 일부 의원들이 공개 반발하는 식이다. 부동산정책 실패가 4·7재보궐선거 참패의 최대 요인으로 꼽히지만, 패배 이후에도 정책 방향성을 제대로 잡지 못한 형국이다.
여당 행태에 정부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기존 부동산정책의 일부 변화 가능성에 대한 갑론을박,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에둘러 여당을 압박했다. 대선을 앞두고 정책 주도권을 쥐겠다는 여당에서 먼저 방향성을 확실히 해달란 요구로 읽힌다.
여당이 갈팡질팡하는 사이 팔려던 주택 매물은 들어가 버리고, 집값은 오히려 더 오르고 있다. 올들어 상승폭을 줄여가던 서울 아파트값은 4.7재보궐선거 이후 다시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4월 첫주 상승률은 0.05%였지만 이달 셋째주엔 0.10%로 매주 0.07%씩 뛰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당 내에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원들과 반대하는 강경파가 충돌하면서 시장 혼란만 부채질하고 있다”며 “여당이 당내 이견 정리도 못하는데 고차방정식인 부동산정책을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 국민의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