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경고 3일만 개성공동연락사무소 폭파...178억 허공으로

박지혜 기자I 2020.06.16 16:20:35

2005년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 개보수 통해 2018년 개소
우리측 건설비 178억 부담
北, 비무장지역 군대 투입 가능성도 예고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예고한 대로 북한은 16일 오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이날 국방부와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오후 2시 49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문을 열었다.

2005년 개소한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의 건물을 개·보수해 사무소를 여는 데 총 97억8000만 원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를 처음 열 때 공사비 80억 원까지 포함하면 총 177억8000만 원이 쓰인 셈이다.

북한 땅에 들어선 건물이지만 건설비는 우리가 부담했다.

북한이 16일 오후 2시49분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개성공단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곳에서는 남북 당국의 연락과 실무 협의, 각 분야의 대화와 교류협력·공동 행사 등에 대한 지원사업, 육로 이동 관련 편의 보장 등이 이뤄져 왔다.

설립 후 소장회의가 매주 1회 열렸지만 지난해 2월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회의가 개최되지 않았다. 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 1월부터는 운영이 아예 중단됐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대북전단 관련 첫 담화에서 “만약 남조선 당국이 이번에 자기 동네에서 동족을 향한 악의에 찬 잡음이 나온 데 대해 응분의 조처를 따라 세우지 못한다면 그것이 금강산관광 폐지에 이어 쓸모없이 버림받고 있는 개성공업지구의 완전철거가 될 지, 있어야 시끄럽기밖에 더하지 않은 북남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마나 한 북남군사합의파기가 될지 하여튼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3일에도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2018년 9월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경고 사흘 만에 속전속결로 실행에 옮겼고 남측에서도 개성공단이 있는 곳에서 폭음과 함께 연기가 목격됐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련 질의를 받고 “일단 예고된 부분이 있다”며 “조금 더 정확한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상황을 잘 모르는 것 아니냐는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조금조금 보고를 받았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는 개성공단 폭음 상황과 관련, 외통위 위원들과 짧은 문답을 주고받은 후 자리를 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개성공단 지역에서 폭음과 연기가 관측된 것과 관련해 16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군 당국은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돌발 군사상황에 대비해 대북 감시·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전방 부대 지휘관들은 정위치하고 부대를 지휘하도록 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총참모부가 공개보도 형태로 발표한 보도에서 남북 합의로 비무장화한 지역에 다시 군대를 투입할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北,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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