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진취적 정당 만들 것”…투쟁보다 미래담론에 방점(종합)

김겨레 기자I 2020.06.01 16:32:48

통합당 김종인 비대위 1일 출범
"코로나 추경 합리적이면 협조"
저출산·청년·4차산업 등 비전 수립 주문
대여 투쟁·조직 칼질보다 미래 담론에 무게

김종인(왼쪽 두번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일 공식 출범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통합당이 진취적 정당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정부·여당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과 당 조직 개편은 자제하고, 미래 담론을 이야기하면서 첫 발을 뗐다.

◇코로나 대응엔 협조 의사 밝힌 김종인

김종인 비대위는 1일 오전 서울시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당무를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첫 일성으로 “정책 측면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대위 산하에 ‘경제혁신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은 코로나 경제위기가 온다고 할 정도로 급격한 변화를 예고했다”며 “이걸 국가적으로 잘 대처하고 세계적으로 선도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기 위해 우리 당의 정책적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걸 위해 비대위 산하에 경제혁신위를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코로나19와 관련해선 정부·여당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에 재정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추경 예산안이) 만들어지면 협조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에는 예측이 잘못돼서 1차, 2차 (추경은) ‘이 정도면 될 것’이라고 했는데, 이제 와서 전반적인 규모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코로나 방역에 대해서도 “일단 국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는 비교적 성공했다고 본다”면서도 “이로 인해 파생된 경제, 사회 제반의 여러 상황들이 아주 엄중하게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단순하게 방역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경제, 사회에 미치는 여러 상황에 대해 좀 균형있는 전망을 내놓을 수 있는 이런 방향으로 정부가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부했다.

◇저출산·청년·4차산업 등 정책 비전 수립 주문

이날 비대위 첫 회의인 만큼 김 위원장이 통합당의 쇄신 구상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그는 “오늘 어떤 특별한 메시지는 내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도 통합당의 싱크탱크격인 여의도연구원 해체 문제나 3차 추경안, 기본보소득제, 당명 개정 등에 대한 민감한 현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김 위원장은 각 비대위원에 분야별 비전을 수립하라는 임무를 줬다. 먼저 당의 정강·정책 개편은 구의원과 여의도연구원을 거친 김병민 위원에게 맡겼다. 또 청년 총선 후보였던 김재섭·정원석 비대위원에게는 청년 당원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연구하도록 했다.

여성 비대위원인 김미애·김현아 위원은 저출산·고령화·보육 문제 등에 대한 정책을 준비하도록 주문했다. 부동산 전문가이기도 한 김현아 위원은 주택·토지 정책도 함께 준비할 예정이다. 또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는 재선 의원인 성일종 위원이 맡아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직능 단체도 함께 관리하도록 했다.

아울러 비대위 첫 회의에선 당의 지지기반이 취약한 호남에서 지지율을 끌어 올리기 위해 통합당 의원이 개별적으로 자매결연을 맺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2년 후 대선에서 재집권을 위해 전국의 많은 사람들을 대표하는 ‘전국 정당’으로서 면모를 갖추도록 비대위가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비대위 추가 인선도 의결했다. 김 위원장은 험지인 서울 도봉구을에서 18대·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선동 전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했다. 또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송언석 의원을 비서실장에, MBC 앵커 출신인 김은혜 의원을 대변인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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