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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반대’ 역풍 맞을라… 한국당, ‘전략적’ 태도 변화 조짐

김미영 기자I 2018.01.29 17:20:46

29일 연찬회 열고 개헌 및 지방선거 전략 논의
“개헌 논의 지지부진” 반성…“당론 조속히 확정"
홍준표 “지방선거, 5월 되면 민주당과 박빙”

29일 자유한국당 연찬회에 참석한 홍준표 대표가 물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6.13 지방선거일에 헌법개정 동시투표를 요구하는 여권에 반대 입장만 되풀이하던 자유한국당에서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무조건적인 ‘반대’만 외쳐서는 외려 지방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에 따라, 자체 개헌안 마련 후 적극적 태도로 전환해 개헌 이슈를 끌고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이에 한국당은 우선 빠른 시일 내에 권력구조 개편방안을 포함한 자체 개헌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한국당은 29일 경기도 일산의 동양인재개발원에서 의원 연찬회를 열고 개헌 방향에 관한 당론 정리를 위해 논의를 벌였다.

김성원 원내대변인은 “5년 단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줄이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안을 빠르게 마련해서 구체적인 안을 갖고 국민에게 알리는 작업을 진행하자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고 논의 결과를 설명했다.

한국당이 자체 개헌안 마련을 서두르기로 한 건 문재인 대통령 등 여권이 6월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동시투표 반대’ 입장만을 고수해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여야간 입장차가 첨예한 권력구조 개편을 제외한 내용으로 정부안을 발의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밝힌 데 대해서도 지금까지처럼 ‘권력구조 개편 제외 논의 불가’만 반복하다간 ‘대안 없는 호헌세력’이란 여권의 프레임 공세에 말릴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 역시 “(의원들 발언은) 지금까지 진행돼온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했다는 반성의 의미를 담고 있다”며 “앞으로 설 명절도 있고 개헌 이슈가 블랙홀이 될 테니 한국당 안이 있어야 하는데 미흡하다는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연찬회를 몇 번 더 갖고 우리 당의 당론을 구체적으로 조속히 확정하자는 얘기”라며 “개헌안 마련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다”고 했다.

개헌을 주제로 한 의원들의 자유토론 전 특강에 나선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야당이 개헌 문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반대하거나 끌려가는 개헌보다는 주도하는 개헌을 해야 훨씬 더 얻을 수 있다”고 주문했다. 장 교수는 “지방선거 때문에 개헌에 대해 소극적인데, 거꾸로 보면 소극적이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 굉장히 손해를 볼 거란 얘기도 나온다”고 쓴소리하기도 했다. 개헌 동시투표시 젊은층의 투표율이 높아져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란 당 일각의 소극적 표계산을 버리란 요구다.

한편 이날 연찬회에선 6월 지방선거도 주요 이슈였다. 홍준표 대표는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며칠 전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폭발적으로 올라갔고, 더불어민주당과의 격차도 크지 않았다”며 “야당은 25%만 되면 선거를 해볼 만한데, 이 수치는 넘어섰다. 5월이 지나면 박빙으로 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홍 대표는 “극히 일부선 ‘지방선거 패하면 홍준표 물러나고 우리가 당권을 쥔다’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할 일이 남아있기 때문에 지방선거가 끝나도 홍준표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지방선거 패배 시에도 당 대표직 사퇴는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대통령 개헌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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