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미국 소형모듈원전(SMR) 파트너인 홀텍 뉴클리어가 나스닥 상장을 통해 최대 9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
홀텍은 8일(현지시간) 공모가 범위 등을 제시한 정정 증권신고서(S-1)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홀텍은 클래스A 보통주 약 5000만주를 주당 15~18달러에 공모한다는 희망 밴드를 제시했으며, 공모 규모는 7억5000만~9억달러(약 1조89억~1조2105억원)다. 인수단의 초과배정 옵션이 전부 행사되면 공모 주식은 5750만주로 늘어난다. 공모가 상단을 적용한 기업가치는 약 102억달러(약 13조7190억원)로 제시됐다. 상장 예정 종목명은 ‘HNUC’다. 홀텍은 이날부터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로드쇼)를 시작했으며, 다만 SEC 등록서가 아직 효력을 얻지 않아 실제 매매 개시일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번 상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급증이라는 흐름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홀텍의 IPO는 AI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전력 수요 급증으로 원자력 에너지에 큰 관심을 보이는 추세에 맞춰 이뤄졌다”고 짚었다. 미국 투자정보업체 잭스도 “데이터센터와 AI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유리한 투자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달한 자금은 원전 재가동과 SMR 개발에 투입될 계획이다.
1986년 설립된 홀텍은 원전 설계·재료·제조 등 핵심 분야에서 2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한 원자력 전문기업이다. 19개 자회사를 두고 5개 대륙에 진출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미국 원전 해체 사업 점유율 1위 등 원전 사업 전반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운송 장비와 원전 해체 서비스가 회사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으로 꼽히며, SMR과 에너지 기술 사업은 이번 공모 이후 확대할 성장 분야로 구분된다. 잭스는 “홀텍의 상장을 주목할 이유는 이 회사가 이미 수익을 내고 있는 안정적인 원자력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많은 원자력 기업이 아직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홀텍은 2026년 6월 30일 기준 회계연도에 매출 5억5992만달러(약 7531억원), 순이익 4억5389만달러(약 6105억원)를 기록했다.
홀텍과 현대건설의 인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양사는 SMR 개발·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뒤, SMR 개발과 원전 해체 사업,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시설 구축 등 원전 산업 전반에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협력 사업은 미시간주 팰리세이드 원전 부지에 SMR-300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현대건설은 2030년대까지 북미 지역에서 10기가와트(GW) 규모의 SMR-300 플릿을 구축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12월 미 에너지부(DOE)로부터 4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확보했으며, 2030년대 초반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사는 이 밖에도 유타주 그린리버 프로젝트, 뉴저지 오이스터크릭 원전 부지, 엔터지와 함께 검토 중인 아칸소·미시시피·루이지애나·텍사스 일부 지역 SMR-300 건설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다만 SMR 산업 전반에 대한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SMR 기술이 아직 상용화되지 않아 최근 일부 원전주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첨단 원자로용 연료 제조사 스탠다드 뉴클리어는 지난 7월 상장 첫날 주가가 하락했고, 4월 증시에 입성한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는 현재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잭스 역시 “SMR 사업은 의미 있는 수익을 내기까지 오랜 규제 절차와 건설 기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짚으며, 홀텍 IPO의 관건은 결국 공모가와 투자자의 기대감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건설업계에서는 홀텍의 상장이 마무리되면 이를 전후로 팰리세이드 원전단지 내 SMR 착공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미국 내 첫 SMR 착공을 바탕으로 ‘에너지 트랜지션 리더’라는 비전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마켓잉크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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