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IB “중동 사태 장기전 국면…호르무즈 통과 교란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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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윤 기자I 2026.03.03 11:03:48

한국은행 런던사무소 ‘금융시장 모니터링’
정권 불안·확전 우려 확산…중동 변수 시장 촉각
호르무즈 변수에 유가 상방 열려…80~100달러 경로
유가發 인플레이션 우려…주요국 금리인하 지연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이 단기 충돌을 넘어 장기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하기보다는 긴장을 높이는 ‘제한적 통과 교란’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사진=연합뉴스
확전 리스크 고조…에너지 공급망이 분수령

3일 한은 런던사무소가 발표한 ‘중동사태 관련 런던 금융시장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IB들은 이번 분쟁이 정권 불안과 확전 가능성을 동반한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체제 불확실성이 커졌고, 미군 사망에 따른 미국의 대응 수위 상향 가능성도 제기된다. 역내 미군기지와 걸프 지역으로의 전선 확대, 호르무즈 해협 등 해상 통항 리스크 역시 주요 변수로 꼽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군 사망 소식 이후 “이번 공격기간이 4~5주 가량 지속될 것”이라며 “필요 시 이란에 대한 미군 투입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에너지 공급망 차질 여부가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발 원유와 나프타, 액화석유가스(LPG),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물량의 3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최근 해협 내 교란이 잦아지면서 다수 선박이 인근 해역에서 대기하고 있고, 주요 해운사들도 해협 진입을 회피하는 모습이다. 전쟁 위험 보험료도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전개를 가능성 별로 나눠 보고 있다. 우선 전면 봉쇄는 군사적 통항 금지 선언 등 물리적으로 해협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경우 이란의 원유 수출 경로까지 막히는 자해적 조치가 되고, 중국 등 주요 원유 수입국과의 관계 악화 및 미국과의 전면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낮게 평가된다. 현실화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된다.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시나리오는 제한적 ‘통과 교란’이다. 유조선·상선 나포나 공격, 보험료 급등 유도 등으로 긴장을 높이되 해협을 완전히 닫지는 않는 방식이다. 이는 긴장 고조와 유가 상승을 통해 미국과 역내 동맹국에 부담을 주고 협상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중간에서 높음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 경우 유가는 배럴당 80~95달러 범위에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선별적 공격이나 위협 후 수일 내 긴장이 완화되는 상징적 교란 가능성도 거론된다. 과거 이란의 대응 패턴을 감안하면 관리된 충돌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가능성은 중간 수준으로 평가되며, 유가는 일시적으로 급등한 뒤 다시 안정되는 흐름이 예상된다.

사진=한국은행
‘유가 100달러’ 리스크…성장 둔화·물가 압력 확대

글로벌 경제에 대한 파장도 주목된다. 런던사무소는 중동발 충격이 에너지 가격 상승을 매개로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고 금융여건을 긴축시키며, 성장 둔화를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씨티 등에선 유가는 기본적으로 배럴당 80달러 중반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공급망이 훼손될 경우 100달러를 웃돌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동반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이상 지속 상승할 경우 에너지 순수입국의 실질소득 감소로 민간소비와 투자가 둔화되며, 성장률이 약 0.2~0.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바클레이즈는 유가 10% 상승 시 달러화가 0.5~1.0% 강세를 보일 수 있어 글로벌 금융여건이 제약되고 신흥국 수입수요가 위축될 가능성도 거론했다.

통화정책에도 부담이다. 선진국의 경우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경기둔화 신호와 맞물릴 경우 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 웰스파고와 씨티는 “미국과 유럽 중앙은행은 물가 상방 리스크를 경계하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흥국은 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로 대외수지와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완화 기조 유지 여건이 약화될 수 있다. 일부 국가는 금리 인하 사이클을 중단하거나 지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일본은 물가 개선을 배경으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국가별 정책 대응은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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