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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는 11월 첫 주부터 본격적인 빼빼로데이 마케팅에 돌입한다. 빼빼로는 롯데웰푸드(280360)가 판매하는 초코맛 스틱 과자다. 1990년대 초반 부산의 여고생들 사이에서 빼빼로를 주고받던 문화에서 시작됐는데, 공식적으로 롯데웰푸드가 프로모션으로 진행한 건 1997년부터다. 편의점 업계는 2000년대 초반부터 빼빼로데이 마케팅을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편의점 4사의 빼빼로데이 마케팅의 키워드는 글로벌 IP와의 협업과 차별화 상품(굿즈)이다.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CU는 ‘포켓몬스터’ 속 캐릭터 메타몽을 활용해 키보드 패드, 에코백, 캐리어 등 26종의 협업상품을 출시한다. 또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K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로 한국 전통 콘텐츠 상품(액막이 키링, 책갈피 등)도 선보인다. 핸드메이드 원단 브랜드 ‘해리스 트위드’와도 토트백, 카드 지갑, 노트북 케이스 등을 출시한다.
GS리테일(007070)의 GS25는 올해 좀 더 차별화를 꾀했다. 빼빼로데이와 함께 수능도 겨냥한 EBSi와의 협업이다. 실제 수능 특강 교재 디자인을 패키지에 적용한 ‘빼빼로 특강’ 2종을 내는데, 무작위(랜덤) 스티커, 행운 부적, EBS 이(e)북 7일 구독권을 함께 구성했다. 더불어 GS25 자체 캐릭터인 ‘무무씨와 친구들’ 디자인을 올해도 적용하고, 4일부터는 서울시티투어버스에 자사 빼빼로데이 행사 ‘GS25 빼스티벌’ 랩핑까지 진행한다. 빼빼로데이 마케팅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도 해외 IP와 국내 유명 아이돌(스트레이키즈)과의 협업상품을 빼빼로데이 마케팅으로 내세운다. 세븐일레븐은 외국인 관광객을 주요 타깃으로 잡았다. ‘테디베어’, ‘산리오캐릭터즈’ 등 해외 인지도가 높은 IP와 단독 기획 상품을 내 내수는 물론, 외국인 매출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외국인 사이에서 ‘K간식’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 공략한 것이다.
이마트24도 인기 모바일게임 ‘트릭컬 리바이브’와 함께 한 한정판 기획상품을 내는 등 11월 빼빼로데이 대목을 앞둔 편의점 4사의 진검승부가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업계 1위 CU만 해도 지난해 빼빼로데이 행사 기간(11월1일~11일)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8% 뛰었다. 타 편의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빼빼로데이 마케팅 기간 하루 평균 매출이 1.5배에서 2배까지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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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3대 대목은 빼빼로데이·발렌타인데이·화이트데이로 꼽힌다. 과거에는 남성이 여성에게 선물을 주는 화이트데이 매출이 편의점 업계에서도 가장 높은 축에 속했지만, 최근 몇년새 빼빼로데이가 도약하며 매출 1위로 올라섰다. 한때 ‘핼로윈 데이’도 편의점들의 주요 마케팅 이벤트가 될 뻔 했지만, 2022년 벌어진 이태원 사고 이후 업계에선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
11월은 빼빼로데이와 함께 수능도 함께 있다. 때문에 편의점 업계에선 11월을 빼빼로데이와 수능을 한데 묶어 마케팅 전략을 짠다. 이 같은 편의점 본사의 빼빼로데이 상품들은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객단가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단순히 1000원짜리 과자 하나를 사는 게 아니라, 협업상품화되면 1만원대까지 단가를 높일 수 있다. 또한 발렌타인·화이트데이처럼 남녀간의 선물이 아니라 남녀노소 불문하고 가볍게 주고 받는 문화여서 소비가 더 많이 일어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편의점 업계는 올 상반기까지 역성장을 경험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때문에 올해 최대 대목인 빼빼로데이 시즌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가 실적 반등의 관건이다.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기한이 11월 말인 만큼, 소비쿠폰과도 시너지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11월 빼빼로데이는 12월까지 이어지는 편의점 업계의 연말 특수의 가장 큰 관문”이라며 “각종 외부 IP와의 굿즈 상품을 출시하면 단가 자체를 크게 올리는 효과가 있고 오랫동안 판매할 수도 있다. 2+1 등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해 매출 전반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