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무용단이 3000석 규모로 국내 최대를 자랑하는 공연장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2톤 가량의 물로 다시 채운다. 물을 소재로 지난해 초연한 ‘감괘’를 ‘폴링워터 : 감괘’라는 새로운 제목으로 오는 21일과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3회 공연한다.
|
12일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내 서울시무용단 연습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정혜진 단장은 “지난해 어렵게 공연했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며 “공연을 다시 보고 싶다는 관객 요청도 많아 재공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무용단은 추석 연휴가 끝난 뒤인 지난 9월 중순부터 연습실에 물을 채우고 실제 공연처럼 연습하고 있다. 실제 공연에 쓰이는 물의 3분의 1 정도를 채워 연습을 진행한다. 정혜진 단장은 “오전부터 물에서 춤을 추면 무용수들이 금방 체력이 떨어져서 오전엔 따뜻한 물 위에서 동작을 정리하고 오후에 전체 합을 맞추고 있다”며 “물과 익숙해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무용단은 전체 공연 중 4~6장에 해당하는 장면을 시연했다. 새싹들이 딱딱한 땅을 뚫고 나오는 희망의 메시지를 여성 무용수로 표현한 4장 ‘수뢰둔’(水雷屯), 능력이 있음에도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물 위의 또 다른 물로 표현한 5장 ‘수천수’(水天需), 길을 잃은 상황에서도 변치 않은 인간의 의지를 담은 6장 ‘중수감’(重水坎) 등이다. 정혜진 단장은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헤쳐 나아갈 수 있는 힘과 의지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이번 공연의 주제를 설명했다.
|
1년여 만의 재연이 성사된 만큼 작품 완성도를 높이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초연 때와 달리 무용수의 40%가 바뀌어 새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조명과 영상, 음악도 업그레이드하는 등 작품의 주제를 보다 잘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초연에서 보지 못한 장면도 새롭게 추가했다.
오경택 연출은 “정혜진 단장님과 함께 역학 전문가를 찾아가 지난해 공연 영상을 같이 보면서 작품의 의도가 역학의 의미와 상통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작품의 해석을 비롯해 무용수가 어떤 감정으로 춤을 표현할지에 대한 부분이 조금 더 구체화됐다”고 초연과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