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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3만원' 논란에.."가맹점 수익구조 개선 먼저" 부글부글

김범준 기자I 2022.03.28 17:21:01

윤홍근 BBQ 회장 "치킨 3만원 돼야" 발언에
본사 수익 남기는 게 아니라며 '고객 시각' 탓
BBQ 작년 매출 4000억, 영업익 600억 전망
"가격 인상보다 본사-가맹점 마진 조정해야"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치킨 3만원’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윤홍근 제너시스비비큐(BBQ) 회장이 최근 “지금 치킨(가격)은 2만원이 아닌 3만원 정도 돼야 한다”고 발언하면서다. 이에 BBQ 치킨을 향한 볼멘소리가 이어지면서도 일각에서는 판매 가격 인상보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수익구조 개선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BBQ 대표 메뉴 ‘핫황금올리브치킨’ 제품 연출컷.(사진=제너시스비비큐)
28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BBQ는 지난 2020년 별도 기준(관계사 제외) 매출액 약 3200억원과 영업이익 53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약 31.3%와 104.7% 급증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최근 치킨 수요 증가세와 함께 지난해 BBQ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더욱 증가한 각각 4000억원과 6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BBQ의 영업이익률(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 비율)은 약 16.6%로, 30%를 웃도는 경쟁 업체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BBQ가 역대급 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오너 경영인 윤홍근 회장은 최근 ‘남는 게 없다’는 발언을 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24일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비자들이 1닭 2만원’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하자 “고객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다. 한 마리당 3만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치킨 생산부터 배달까지 원가 구조를 소개하며 “이런 가격으로 따지면 본사가 수익을 남기는 게 아니다”며 “소상공인들은 점포를 얻어서 본인들의 모든 노동력을 투입해 서비스까지 해서 파는데 고객들의 시각 때문에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회장의 ‘본사가 수익을 남기는 게 아니다’는 말과 다르게 최근 BBQ가 역대급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따른다. 또 최근 가맹점 수익성 악화 요인을 여론 탓으로 돌리며 소비자와 가맹점주 사이를 이른바 ‘갈라치기’한다는 비난과 함께 빈축을 사고 있다.

윤 회장의 발언 이후 소비자들은 BBQ를 ‘3만원 치킨’이라고 부르며 관련 기사와 게시글 등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BBQ가 이달 말까지 자사앱에서 신메뉴를 주문하면 사이드 메뉴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최근 프로모션 안내문에는 “2만원에도 남는 게 없으신데 왜 서비스를 주셔요”, “연이익 4000억 대기업 회장님께서 남는 게 없다고 치킨 한마리 3만원은 받아야 된다고 하는데 저 서비스 어디 목구멍으로 넘어가겠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만 해도 좋았는데” 등의 조롱 섞인 지적이 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본사와 가맹점 간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불매 운동까지 선언하고 나섰다.

프랜차이즈(가맹사업) 본사의 주 수익은 가맹점과의 각종 원·부자재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익가맹금(유통마진)과 브랜드 로열티(사용료) 등에서 비롯한다. 치킨 판매를 위한 생닭 유통은 ‘양계장→도계장→본사→가맹점’으로 이어지는 구조인데 각 단계별로 한 마리당 운반비와 인건비, 공정비, 관리비, 광고비 등이 더해져 가맹점에 전달된다.

BBQ의 지난 2020년 매출 3200억원 중 마케팅 비용은 약 130억원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인 80억원가량을 가맹점으로부터 광고비가 포함된 마케팅 비용 명목으로 받아갔다. 가맹점주 사이에선 최근 배달 플랫폼을 통한 배달비 부담 증가로 수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본사가 상생을 내세우면서 적정 이상으로 마진을 챙겨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따른다.

제너시스BBQ 측은 “패밀리(가맹점)의 영업 어려움 호소가 이어지며 본사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현재 가격 인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BBQ는 지난 2018년 11월 자사 대표 메뉴 ‘황금올리브치킨’ 등 가격 인상 이후 약 3년 4개월째 가격을 유지 중이다. 지난해 말 교촌치킨과 bhc가 일부 제품 가격을 1000~2000원 올리며 ‘국민 간식’ 치킨값 인상세 속에서 BBQ는 당분간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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