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화영어도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들이 많다. AI와 영어로 대화하는 건 그런 부담감이 없다는 점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강석태 LG CNS 팀장)
최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인공지능(AI)” 이라고 강조하면서 미래 기술이자 먹거리로서 AI의 중요성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AI 기술의 현주소는 어느 정도일까.
국내외 AI 기술 관련 기업들은 10일 세미나 허브 주최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AI기반 차세대 컨택센터 도입 및 구현 전략 세미나’에서 다양한 AI 기술과 실제 적용 사례 및 향후 계획 등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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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마인즈랩 전무는 “예전에는 음소와 음가를 통계적으로 처리해서 말을 했다면 이제는 실제 사람이 하는 말을 음성데이터로 해서 학습해 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무는 “현재 지상파 방송사와 함께 작업 중인데 이르면 올해 하반기 실제 아나운서들의 목소리로 뉴스를 읽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소 20분 정도의 음성 데이터만 있으면 실제 화자의 목소리와 구분이 가지 않는 우수한 품질의 ‘AI 보이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김 전문의 설명이다. 녹음된 음성 파일에서 잡음을 제거하거나 특정인의 목소리를 골라내는 것도 가능하다.
김 전무는 “시각 지능의 경우 차량 번호를 인식해 교통 법규 위반 차량에 2~10초 뒤 과태료 부과 안내 문자를 보내는 게 가능하다”면서, 많은 양의 카드 가입 동의서와 관리 납부 고지서도 AI가 인식해 작성하고 납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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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교육에 이용되는 사례도 나왔다. AI를 통해 기기와 사람간에 일방통행이 아닌 상호작용과 사용자 인식을 통한 맞춤형 콘텐츠 제공이 가능해져서다.
LG CNS가 개발한 ‘AI튜터’는 영어 회화 실력을 늘리기 위해 많이 찾는 ‘전화영어’와 비슷하다. AI와 영어로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 맞는 영어 표현을 학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강석태 LG CNS 사업개발팀장은 “실력에 맞는 질문을 해주고 이를 점수로 표현을 하기도 한다”며 “전화영어는 사람과 대화하는 부담이 있는데 AI튜터는 언제 어디서든 편안하게 학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습자가 말을 잘 하지 못하면 힌트를 줘서 말을 하게 하거나, 전혀 말이 없는 경우 따라 말할 수 있는 문장을 제시하기도 한다.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AI를 이용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김영욱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공공사업부 교육팀 수석은 “초등학생들의 인터넷과 IT 기기 이용량이 굉장히 많다”며 “예를들어 ‘이순신’에 대해서 물어보면 사용자가 1학년인지 6학년인지에 따라 다른 내용으로 대답을 해준다”고 부연했다.
◇ 상담사와 함께 일하는 AI…“감정노동 대신할 수 있어”
AI가 고객 응대의 최전선에 있는 상담사를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는 사례도 다수 발표됐다. 시간이 걸리는 단순·반복적인 업무나 감정노동이 필요한 경우다.
김영욱 수석은 “AI와 대화를 하다가 한두번 못 알아들으면 기분이 상해 욕을 하거나 험한 말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런 경우 실제 상담사 보다 AI가 효과적으로 응대하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봤다. 김 수석은 “부정적인 표현과 이런 경우 응대 매뉴얼을 학습하도록 하고 AI가 하도록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종수 전무는 “고객 상담에서도 장시간 같은 내용을 설명해야 하는 부분의 경우 상담사가 자신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만든 AI보이스를 이용해 고객과 대화를 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단순한 질문의 경우도 상담사 연결을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반응 속도가 빠른 챗봇이 도움이 된다. 성장환 삼성 SDS AI사업그룹 수석은 “우리 세대는 ‘기다리지 못하는 세대’”라며 “간단한 질문의 경우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바로 대답해주는 챗봇을 선호한다. 고객센터로 몰리는 ‘콜’ 수를 다소 덜어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챗봇이나 음성봇이 상담사의 업무를 대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AI가 고객의 요구를 이해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상담인력이 뒷단을 받쳐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한조 한솔인티큐브 컨설턴트는 “많은 기업들이 챗봇을 쓰고 있지만 고객센터를 대체하고 있지는 않다”며 “하나의 응대 채널이 확대됐다는 정도의 개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