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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김형욱 기자] 유엔 고위급 관계자가 6년 만에 북한을 찾는다. 지난달 29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냉각된 동북아 정세를 풀 중재 역할이 성공할지 관심을 끈다.
유엔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5일(현지시간, 한국시간 6일) 5박6일 일정으로 북한을 전격 방문한다고 유엔이 밝혔다. 유엔 고위급 관계자가 북한을 방문하는 건 지난 2010년 2월 린 파스코에 당시 사무차장, 2011년 10월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HCA) 발레리 아모스 국장 이후 6년2개월 만이다.
이번 방문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 핵·미사일을 둘러싼 주변국의 긴장을 유엔이 중재할 수 있느냐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5~10일 방문 기간 리용호 외무상과 박명국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날 예정이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깜짝 만남도 배제할 수 없다. 유엔 측은 이번 방문이 북한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지난 9월 유엔총회 당시 북한이 방북을 요청했고, 지난주 말 방북이 최종 결정됐다”고 말했다. 75일 만의 미사일 발사로 북한을 둘러싼 긴장이 재점화된 시점에서 성사된 만남인 셈이다. 펠트먼 사무차장은 최근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발사 이후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와 만나 방북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의 대북 제재 요청에 냉담했던 중국도 펠트먼 차장의 방북에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유엔이 한반도 핵 문제의 적절한 해결을 추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펠트먼 차장은 방북에 앞서 중국 베이징에서 리바오둥 외교부 부부장 등과 회담했다.
이번 만남이 성공적일 경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추가로 방북할 가능성도 있다. 두자릭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필요할 경우 항상 중재 임무를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전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재임 시절인 2015년 5월 개성공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북측의 허가 철회로 무산된 바 있다. 정부도 기대감을 나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5일 “북한의 도발과 위협이 중단돼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가 전달되어서 북한이 의미 있는 비핵화의 길로 복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