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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권한대행은 지난 연말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 여권 차기주자로 조심스럽게 거론됐다.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불출마 이후에는 지지율이 수직상승하며 1강(문재인) 2중(안희정·황교안) 체제를 구축하면서 이른바 ‘빅3 후보’로 뛰어올랐다. 60대 이상의 보수성향 유권자와 대구·경북(TK) 지역의 폭넓은 지지를 발판으로 차기 대권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셈이다.
◇거칠 것 없는 황교안, 안희정 제치고 지지율 2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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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미터의 3월 1주차 주간집계에 따르면, 황교안 대행은 지난주 대비 4.0%p 상승한 14.9%를 기록했다. 지난 2주 동안의 하락세를 마감하고 6.3%p 급락한 안희정 지사(12.6%)를 오차범위 이내에서 앞서며 문재인 전 대표(36.4%)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 황교안 대행의 경쟁력은 보수진영의 다른 차기주자들과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다. 같은 조사에서 홍준표 경남지사는 3.8%,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2.8%, 남경필 경기지사는 1.3%를 각각 기록했다.
황교안 대행은 특히 TK(황교안 31.4%, 문재인 21.1%, 안희정 12.5%)와 60대 이상(황 27.9%, 문 16.6%, 안희정 14.9%)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지사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도 60%대 초반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고 바른정당 지지층 조사에서도 (황교안 22.0%, 안희정 20.5%, 유승민 17.0%)에서도 안희정 지사와 유승민 의원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탄핵기각시 보수 유력주자로 급부상…탄핵 인용 이후에도 보수 구심점 역할
황교안 대행의 대선출마 여부에는 전망이 엇갈린다. 대선출마시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는 문제가 정치를 희화화시키는 것은 물론 병역문제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보수의 구심점이 없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대선출마 압력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상반된 관측도 나온다. 라이벌인 홍준표 경남지사는 황교안 대행과 관련, “대통령이 사실상 유고인 상태에서 안정적으로 나라를 이끌고 있다. 국민적 신뢰는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황교안 대행에게 최고의 시나리오는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되는 경우다. 직무정지 상태에 놓인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복귀하면 황교안 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국무총리도 돌아간다. 특히 탄핵기각시 차기 대선이 오는 12월에 실시되는 점을 고려하면 상처입은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운영을 사실상 주도하면서 차기주자로서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다. 이후 올해 하반기 적절한 시점에 홀가분하게 총리직을 사임하고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 수도 있다.
반대로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되는 경우 역시 크게 나쁠 것 없다. 탄핵 확정시 보수의 궤멸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역설적으로 보수층이 황교안 대행을 구심점으로 재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범보수 진영의 차기주자들의 지지율이 너무 미비하기 때문. 아울러 여권 일각에서는 황교안 대행이 차기대선 올인보다는 보수의 대선패비 이후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면서 정치권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마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편 기사에서 언급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