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정부 보조금에 리쇼어링 성공했죠”…‘선정요건 완화’는 과제

김경은 기자I 2023.11.16 17:42:26

산업부, 리쇼어링 유공자 포상…화신 대표에 대통령 표창
올해 국내 복귀 기업에 1조1300억 투자…10년새 15배↑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 자동차 부품 제조 기업 화신(010690)은 20여년 전부터 해외 진출을 시작해 미국, 중국, 베트남 등 5개 국가에 7개 사업장을 세웠다. 그중에서도 중국은 몇 년 전까지 회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국가였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로 현지 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고 고민 끝에 중국 창주 법인 철수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국내 복귀 투자보조금을 지원받으면서 국내 생산라인 신설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됐다.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년 국내복귀 유공자 포상 및 세미나’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 복귀 유공자 포상 및 세미나’를 개최하고 화신을 비롯한 국내 복귀 기업과 이를 지원한 유관기관에 포상을 수여했다.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리쇼어링)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이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해 국내 복귀 기업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사업장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전운송비, 수수료 등을 최대 44% 지원하고 국내 토지매입비, 건설투자비, 기계구입비 등 보조금을 사업장당 300억원, 기업당 최대 600억원까지 지원한다. 그 결과 작년 한해 동안 24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이끌었으며 투자 규모는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국내 복귀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조업, 정보통신업, 방역·면역산업, 지식서비스산업 등으로 제한된 지원 업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선정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년 이상 해외 사업장 운영 △해외사업장을 청산·양도 또는 생산량을 25% 이상 축소 △해외사업장과 동일 업종으로 국내 사업장에 신설 또는 증설 투자 등 까다로운 선정 조건을 운영 중이다.

김상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국내복귀지원팀 차장은 “업종, 해외사업장 철수 요건, 국내 투자 요건 등 지원 대상에 대한 요건은 지난 10년간 완화돼 왔다”면서도 “예외 요건 확대를 고민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복귀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올해 11월까지 1조1300억원을 달성해 10년 전에 비해 약 15배 늘었다”며 “복귀 기업의 국내 투자를 통해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박덕열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국내 복귀 기업 지원 예산을 올해 570억원에서 내년 정부안 기준 1000억원을 확대했다”며 “전략 기술과 공급망 핵심 업종에 대한 보조금 지원 체계도 곧 개편해 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국가 첨단 전략기술 분야나 공급망 핵심 업종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통령 표창은 정서진 화신 대표가 수상했다. 정 대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으뜸기업으로 자동차 차체용 경량화 샤시, 배터리 팩 케이스 등 생산공장을 증설해 국내 공급망 안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 대표는 “중국 창주법인을 청산하고 영천 하이테크파크지구에 신규 공장을 구축 중”이라며 “투자 금액 800억원 중 절반인 400억원을 투자보조금으로 지원받았으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국내 복귀가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 7월부터 신규 공장에서 배터리 팩 케이스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지역 내 고용 창출 등 총 3400억원 규모의 국가 경제 기여 효과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국무총리표창은 총 3개사에 국내 복귀 투자보조금을 지원해 기초 지자체 중 최다 성과를 낸 경상북도 김천시가 수상했다. 포장박스 인쇄업체인 ‘고문당인쇄’,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일지테크’ 등에는 산업부 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