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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관·명품관 오픈런’ 백화점 방역 취약고리 지적

윤정훈 기자I 2021.07.07 15:58:08

현대百 식품관 관련 확진자 누적 48명
단일 유통점 기준 최대 확진자 발생 사태
제한된 공간서 일하는 식품관 직원 감염위험 높아
코로나에도 계속되는 명품 오픈런 줄서기도 지적
QR코드 안찍어 역학조사도 어려워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백화점에서 잇달아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방역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백화점 지하 식품관의 방역을 강화하고,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는 ‘오픈 런’을 통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백화점은 QR코드 체크인을 의무적으로 하지 않고 있어, 확진자가 대거 발생할 경우에 역학조사에도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천200명을 넘어선 7일 오전 집단감염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임시휴점 안내문이 붙어 있다.
7일 서울시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관련 확진자는 총 48명에 달한다. 단일 유통매장에서 나온 확진자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48명 중 직원이 43명, 직원 가족이 3명, 지인이 2명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 4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 직원 두 명이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발생했다. 직원들이 지하1층 공간에서 장시간 함께 근무하면서 탈의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한 것이 전파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시민건강국장)은 “백화점이 출입자 관리와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은 잘지켰다”며 “장시간 함께 근무하는 공동 시설 등으로 통해 전파된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 식품관에 대한 논란이 작년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주로 지하에 위치한 식품관은 제한된 공간에 사람이 많이 몰려서 방역에 취약한 ‘3밀(밀폐·밀집·밀접)’ 요소를 다 갖추고 있다. 여기에 지난 2분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하면서 많은 사람이 쇼핑을 위해 백화점에 몰리면서 이번 사태가 발생하게 됐다.

서울시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 거리두기 안내가 돼 있다(사진=이데일리 DB)
명품관 오픈 런도 많은 사람이 밀접해서 줄을 서 있는 만큼 코로나19 방역이 좋지 않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가 온라인 판매 등을 하지 않는만큼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대체가 안되는 것 중 하나다.

백화점 측도 명품관에서 확진자가 종종 발생하는 걸 알지만, 브랜드 정책에 개입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백화점도 줄서기를 금지하는 등의 근본 대책은 없고, 1m 간격으로 안전하게 줄을 설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은 입장 시 QR체크인도 의무가 아니다. 방역당국은 QR코드를 체크하게 되면 오히려 더 혼잡을 일으켜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시행하지 않고 있다. 방역 당국은 그동안 대형 쇼핑몰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지 않기 때문에 QR코드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처럼 다수 감염자가 나왔을 때 QR 체크인을 하지 않으면 방문자를 확인할 수 없다. 실제 서울시는 방문자 대상으로만 문자를 한 것이 아니라 지난 26일부터 6일까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방문한 모든 사람에게 코로나 검사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이날 수많은 사람이 보건소를 찾으면서 코엑스 선별진료소와 강남보건소 일대는 큰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의 한 협력사 관계자는 “강남권 식품관은 방문객이 많아서 방역을 철저히 해도 한 달에 한 번꼴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며 “역학조사 등을 위해서라도 전 고객 대상으로 QR코드를 찍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현대백화점)
백화점 업계는 방역을 철저히 하면서 고객이 쇼핑에 불편이 없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백화점은 현재 방문객에 대한 열감지와 주기적인 소독, 시식코너 금지, 집객행사 금지 등 방역을 시행 중이다. 방역이 취약한 직원 식당 등에도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하고 좌석도 지그재그로 배치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작년과 달리 치사율이 낮아졌고, 백신 접종률이 올라가면서 백화점 방문객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백화점도 이에 맞춰 QR코드를 도입하던지 추가적인 방역 조치를 취하는 등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하는 단계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근무하는 2600여명의 전직원과 방문했던 고객이 이날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추가적인 확진자가 더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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