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는 △건물 없는 나대지(종합 합산 과세 대상 토지)의 경우 공시가격 합이 5억원 초과일 때 △상가나 빌딩 등 건축물이 들어선 땅(별도 합산 토지)은 80억원 초과일 때 부과한다. 원종훈 세무사(국민은행팀장)는 “보유세는 모두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이 커질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세 구조여서 세금 인상률이 땅값 상승률을 크게 웃돌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 땅값 19% 오르니…세 부담 21% ↑
22일 이데일리가 원종훈 세무사에 의뢰해 분석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가 4.47% 오름에 따라 보유세는 지난해보다 대략 6~7% 늘어난다.
공시지가가 평균 4.09% 오른 서울을 예로 들어보자. 서울 강남구 율현동 면적 261㎡짜리 주거용 나대지(종합합산토지)는 지난해 공시지가 6억 2640만원에서 올해 6억 5250만원으로 4.17% 올랐다. 이 땅주인은 지난해 보유세 243만원을 냈다. 하지만 올해는 366만 5550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공시지가 변동률은 4.17%이지만, 보유세 상승률은 6.86%나 되는 셈이다.
공시지가가 많이 오른 지역의 세 부담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올해 전국 시·도 표준지 가운데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제주도 토지주들은 지난해보다 최소 21%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할 처지다.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동 나대지(5679㎡)는 공시지가가 지난해 18억 1728만원에서 올해 21억 5802만원으로 18.75% 올랐다. 이 때문에 올해 보유세 부담액은 지난해 비해 21.69% 껑충 뛴다. 이 땅을 보유한 토지주는 지난해 1417만여원의 보유세를 냈지만 올해는 300만원 이상 많은 1724만여원을 납부해야 한다.
올해 평균 12.9%의 상승률을 기록한 세종시의 보유세 부담도 적지 않다. 세종시 고운동 나대지(921㎡)는 지난해 토지가액이 19억 4331만원에서 올해 22억 2882만원으로 14.69% 올랐다. 이 땅주인은 지난해보다 16.82%(1530만원→1788만원) 증가한 보유세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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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땅 보유세 261억→288억
현대자동차가 통합 사옥을 지을 예정이어서 관심이 높은 서울 삼성동 옛 한전 부지는 올해 보유세가 얼마나 될까. 이 부지(7만 9341㎡)는 지난해 총 토지가액이 2조 311억원 정도였다. 올해는 2조 2612억여원으로 11.33% 뛰었다. 현대차그룹이 내야 할 보유세는 지난해 169억여원에서 올해 189억여원으로 11.40% 커진다.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 부지도 올해 공시지가가 10%(3조 1386억→3조 4524억) 뛰면서 보유세 부담도 10.04%(261억 7050만원→287억 9812만원) 늘어난다. 13년째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으로 이름을 올린 서울 중구 충무로1가 명동역 인근 화장품 매장 ‘네이처리퍼블릭’ 의 3.3㎡당 공시지가는 2억 7432만 9000원. 수도권에 웬만한 중소형 아파트 한 채 값이다. 총 169㎡ 규모인 이 부지의 토지가액은 지난해 1366억여원에서 올해는 1407억여원으로 3.01% 올랐다. 이로 인해 보유세 부담도 3.80%(6981만→7246만여원)으로 커지게 됐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국토부 홈페이지(www.molit.go.kr)나 표준지가 위치한 시·군·구 민원실에서 이달 23일부터 3월 24일까지 열람할 수 있다. 이의 신청도 이 기간에 같이 받는다. 접수된 표준지는 재조사 및 평가, 중앙부동산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쳐 조정한 가격을 4월 15일에 다시 공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