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공모시장 한파에도 투자자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기업공개(IPO)를 강행한 ‘코스닥 새내기’가 상장 첫날 축포를 터트렸다. 기업 가치 대비 낮게 형성된 몸값은 오히려 약이 됐다.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강스템바이오텍(217730)은 시초가 대비 30.0% 오른 9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가 공모가 6000원을 20% 웃돈 7200원에서 형성된 이후 오름폭을 확대하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씨트리(047920)도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날 씨트리 시초가는 공모가 6500원보다 42.31% 높은 9250원에서 형성됐다. 이후 하락하며 8530원까지 내렸으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점차 낙폭을 줄였다. 오후 들어 상한가로 뛰어오른 씨트리는 시초가 대비 29.73% 오른 1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부터 미국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공모 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했다. 11월 중순부터 말까지 2주간 태진인터내셔널·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홀딩스·팬젠·KIS정보통신·삼양옵틱스·큐리언트 등 6개 업체가 잇달아 상장을 포기했다. 이달에도 아이엠텍·유니트론텍·서울바이오시스·엘피케이 등이 상장을 연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것을 이유로 들었다.
강스템바이오텍과 씨트리도 상장 전까지 투자자 사이에서 분위기는 냉랭했다. 씨트리는 지난 6일과 7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6500원으로 결정했다. 예정가 8300~1만200원을 크게 밑도는 가격이다. 같은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강스템바이오텍도 공모가를 예정가 하단인 8000원보다 낮은 6000원으로 확정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공모가를 낮춘 효과가 상장 첫날 주가 급등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했다. 또한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공모가를 낮춘 휴젤 잇츠스킨 한국맥널티 등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휴젤은 상장 주식 수도 줄인 효과까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자문사 관계자는 “최근 상장을 준비하던 기업이 공모가를 낮추면서 가격 메리트가 높아졌다”면서 “투자자도 이를 알고 투자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연말까지 상장을 앞둔 기업도 대부분 기업가치 대비 공모가가 낮아 상장 첫날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반공모 청약에서도 이러한 조짐이 보이고 있다. 휴젤은 일반공모 청약 경쟁률이 91.63대 1을 기록하며 5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다.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는 예상공모가 19만~21만원보다 낮은 15만원으로 결정됐다. 잇츠스킨 역시 공모가는 예상공모가 20만8500~25만3000원를 크게 밑도는 17만원으로 확정됐다. 공모청약 경쟁률은 219대 1을 기록해 3조 5000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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