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풍력발전용 타워를 제조하는 씨에스윈드(112610)의 주가가 장기간 박스권에 갇혀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 잇달아 사업을 수주했지만 유가 하락에 직격탄을 맞은데다 회사를 둘러싼 악성 루머도 걷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씨에스윈드는 전날 대비 강보합세로 2만7100원에 마감했다. 전날에는 지멘스 캐나다와 127억원 규모의 풍력타워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지만 2% 내렸다.
씨에스윈드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풍력발전 관련 종목으로 지난해 11월 코스피에 상장했다. 공모가가 4만3500원으로 책정됐지만 시초가 3만9150원을 형성한 이후 단 한 번도 공모가 근처에 가지 못했다. 이후 세 달 간 2만5000원대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특이한 것은 상장 이후 주가 부양책을 펼치고 굵직한 수주를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별 미동이 없다는 점이다. 씨에스윈드는 연초에는 일본 히타치와 23억원, 지난 16일에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업체와 158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상장 이후 주가가 지지부진하자 상장 당일 자사주 매입이라는 사상 초유의 조치를 꺼낸 바 있다. 이후 작년 12월 일반주주 대상으로 최대주주의 2배인 700원 현금배당을 결정했지만 주가는 더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가 하락 여파가 역설적으로 씨에스윈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기름값이 떨어지면 수혜를 입어야 하는데 국내에서 생소한 종목이다 보니 오비이락으로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씨에스윈드는 풍력발전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는 글로벌 추세와 정 반대로 가고 있는 독특한 종목”이라며 “베스타스 등 해외 유사 업체들은 유가가 하락하자 대체 에너지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주가가 뛰었는데 한국 증시에서는 비논리적으로 관련 종목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씨에스윈드와 같은 종목인 베스타스, 노르덱스는 독일 증시에서 지난 1년 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 연구원은 “또한 상장 초기 회사 실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악성 루머가 퍼졌는데 이 역시 어불성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실체가 없다는 둥 온갖 악성 루머에 시달렸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실적으로 보여드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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