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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한일전쟁] 개별허가품목 추가 미지정에 ‘안도’…국산화·대체재 발굴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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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근 기자I 2019.08.07 16:51:00

日 ICP 기업과 거래 없는 중기업계, 사실상 전품목 개별허가체제로 전환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업계, 지난달부터 비상체제 유지
경제단체 “아직 안심하기 일러…중기 피해보호 대책 필요”

[이데일리 박철근 피용익 김정유 권오석 기자] 일본 정부가 7일 발표한 수출규제 시행세칙에 개별허가품목을 미지정한 것에 대해 산업계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것을 공포했고 일본 내 ICP(자율준수무역거래자) 기업과의 거래를 하지 못하는 중소기업계는 사실상 개별허가품목을 지정한 효력이 있기 때문에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업계는 △재고 확보 △수입선 다변화 △소재·부품 국산화 등 중장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업계 “우선은 안도…대체수단 확보 주력”

일본 정부가 개별허가품목을 추가 지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업계는 안도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개별허가품목 지정이 언제든 가능할 뿐만 아니라 지난달부터 시행하고 있는 포토레지스트·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가 이어지고 있어 기존에 하던 대체수단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의존도가 높은 소재에 대해서 수입선 다변화 및 국산화 등 대체재를 찾는 일을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도 “기존 상황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도 “기존에 수출규제조치를 단행한 3가지 품목에 대한 대응방안 수립과 영향여부, 대체거래선 발굴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산 소재의 완전 배제나 탈일본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입장이다. A사 관계자는 “일본산 소재를 전면 배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만 아니라 소재·부품을 전부 국산화하는 것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일본 소재의 품질이 탁월하기 때문에 기존 거래처와 계속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업계와 전문가는 정부의 지속적인 사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사 관계자는 “지난달 4일 3가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조치 이후 국내로 수입한 사례가 없다”며 “수입신청부터 심사까지 최대 90일(3개월)이 필요한데 일본 정부가 이 기간동안 허가를 안해주면 다시 심사를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90일동안 허가를 내주지 않는 일을 반복하면 사실상 금수조치나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LG화학(051910), SK이노베이션(096770), 삼성SDI(006400) 등 국내 배터리 업계도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다만, 이들 업체들은 일부 소재부품이 일본 백색국가 배제에 따른 직간접인 영향권에 들게 되면서 국산화 타진 및 대체 공급처를 물색해나갈 계획이다.

우려되는 부품은 파우치 필름이다. 배터리 소재를 감싸는 포장재로 배터리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 중 하나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는 일본의 ‘디엔피’와 ‘쇼와덴코’에서 전량 공급받고 있다. 일부 배터리업체들은 기술력을 확보한 국내 율촌화학과 비티엘첨단소재 등에 협력 방안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국내 소싱(구매)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앞으로 추가될 각각의 시나리오를 수립해서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철강·유화업계 “직접 타격 없어…세계 경기 악영향 우려”

반면 자동차나 철강, 석유화학업계는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은 없다는 반응이다. 이미 대체선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자급률도 높기 때문이다. 다만 한일간 갈등이 세계 경기에 악영향을 끼치는 데 따른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일본이 탄소섬유를 수출규제품목으로 지정하는 것을 우려했다. 수소전기차의 핵심인 수소탱크의 원료로 쓰이는 탄소섬유의 수출을 제재하면 현대자동차(005380)의 넥쏘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넥쏘의 수소탱크 제작에 필요한 탄소섬유는 일본 도레이의 한국 공장에서 조달해 큰 문제가 없다”며 “효성이 개발을 마친 탄소섬유로도 도레이 제품을 대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판매량(348만대) 중에서 수소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0.04%(1546대)에 불과해 아직은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다.

정유·석유화학·철강업계도 일본이 개별허가품목을 지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안도감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원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을뿐만 아니라 이미 대체재를 확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한일 양국간 경제갈등이 세계 경기에 악영향을 끼쳐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경제단체 “ICP기업 거래못한 기업 상황 어려울 듯”

경제단체들은 개별허가품목을 지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을 공포했기 때문에 강경책을 완화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일본이 한국을 비롯한 여러나라의 상황을 보고 있다. 일본이 쉽게 수출 규제 기조를 철회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히는 일본 내 ICP(자율준수무역거래자) 기업과의 거래가 중소기업계에는 ‘그림의 떡’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CP인증과 관련해 네트워크가 좋은 대기업과 달리 거래처가 크지 않은 중소기업은 인증을 받기 어렵거나 받지 못한 상태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황동언 대한상공회의소 글로벌경협팀장은 “ICP 등록기업이 1300여개밖에 되지 않는다”며 “해당 기업과 거래하지 않는 곳은 결국 개별허가를 받아야 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환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실장은 “일본의 ICP 기업과 거래를 하지 않는 중소기업은 개별절차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개별절차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국내 주소기업들의 수입기간이 얼마나 지연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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