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체계) 한반도 배치 문제와 한일간 위안부 합의를 둘러싼 갈등,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등 현안에 대해서 극도로 언급을 자제한 것과는 달리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확실하게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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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란, 쿠바, 미얀마와는 굉장히 대조된다고 할 수 있는데, 오바마 행정부는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원칙 있는 외교에 입각해서 미북간에 대응해왔다”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2015년 남북 고위급 접촉의 결과로 타결된 8·25합의를 거론하며 “우리가 굉장히 고무된 적이 있었지만 북한이 핵 문제나 미사일 문제에 대해 이야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굉장히 실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시에 우리가 놀라지 않았던 것은 남북간이든, 중국이든, 뉴욕 채널을 통한 미국과의 대화이든 간에 북한이 어느 나라와도 대화를 원하지 않는 것 같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정책 역시 다른(제재) 쪽으로 진행됐던 것 같다.
그는 “기억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제재로 움직이게 된 것도 북한이 남북대화의 협상장에서 박차고 나가고 그 이후 북한이 2번의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을 했기 때문”이라며 “제재를 가하는 것의 포인트는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리퍼트 대사는 “북한이 지금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앞으로도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 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대화 채널이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고 북한이 계속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퍼트 대사는 또 “한미동맹은 역사상 최고의 상태”라며 “역동적 변화를 일으키고 의견 불일치를 조율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강력하게 존재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간 심화된 협력을 위한 기회가 끝 없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이 지역과 전세계 안보와 경제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예전에 오래된 협상을 반복하기 보다는 다음 장(章)을 써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21세기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와 번영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리퍼트 대사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에 맞춰 오는 20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한국에 머무르는 2년여 동안 불의의 피습 사건도 있었지만 민간에 친근하게 다가가는 공공외교로도 높은 인지도를 쌓아온 그는 이임을 꼭 일주일 앞둔 이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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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어를 배우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국내 유적과 야구장을 방문하고, 한강을 수영해서 건넜던 경험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한국에서의 기억을 회상했다. 리퍼트 대사는 재작년 피습당했던 사건을 언급하며 “사건 이후 여러분들의 뜨거운 성원을 경험했다. 환대와 선의, 우정은 항상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준비한 모두 발언을 마치면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속담을 말할 때는 눈물을 비치기도 했다. 그는 “다시 돌아올 것을 약속한다”며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