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출범 당시 배터리를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과 함께 미래전략산업으로 꼽고 초격차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 장관은 이에 따라 지난 4월20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국가전략을 발표하고 정부와 기업이 함께 2030년까지 총 20조원을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이른바 한국 배터리 3사는 세계 배터리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배터리 기업 합산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8조9000억원에서 올 1분기 16조9000억원으로 90% 증가했다. 배터리 3사의 수주 잔고 역시 재작년 말 560조원에서 작년 말 775조원으로 늘었다. 이 추세라면 올해 10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기업 매출액도 지난해 1분기 2조2000억원에서 올 1분기 5조9000억원으로 173% 급증했다.
국책연구기관 산업연구원의 황경인 박사는 이날 행사 발표에서 배터리 및 소재 수출이 현 성장세에 힘입어 5년 내 한국 5대 수출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을 뺀 세계 시장 점유율은 현재 49% 정도인데 당장 2025이면 55% 수준으로 늘어나리란 전망도 덧붙였다.
한국의 5대 수출품목은 2010년 이후 줄곧 반도체와 승용차, 석유제품, 석유화학, 기계, 선박, 철강 7대 품목이 도맡아 왔다. 이차전지는 15대 수출품목에만 속해 있으나, 최근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중이다. 한국산 이차전지 수출액은 재작년 86억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99억8000만달러로 15% 증가했고, 양극재 수출액은 같은 기간 43억1000만달러에서 112억7000만달러로 160% 늘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CATL 등 중국 경쟁기업이 빠르게 추격해오며 국제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위협받는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주요국의 자국 우선주의 법안으로 소재 부문의 중국 의존도를 대폭 낮춰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이 장관은 “이차전지 산업은 지난해 역대 최고 수출을 기록하고 주요 기업의 매출·영업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전례 없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며 “명실상부한 이차전지 세계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산업계 목소리를 더 경청하고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성과가 이어지려면 민·관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로 새 성장동력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