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 ‘명동 밥집’ 봉사활동
尹 당선인 “후보 시절 약속 지키려… 취임 후 또 오겠다”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서울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인 ‘명동 밥집’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9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한 자리에서 선거가 끝난 뒤 명동 밥집을 찾아 봉사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인 명동밥집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인수위 제공) |
|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서울 중구 명동성당을 찾아 정 대주교와 차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과 양금희 의원, 서울대교구 허영엽 대변인, 정영진 사무처장이 동석했다.
정 대주교는 “선거 마치고 한 번 봉사를 오신다고 했는데, 그 바쁜 시간에 이렇게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지금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서 통합의 정치를 해주기를 희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윤 당선인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
|
그러자 윤 당선인은 웃으며 “그래야죠”라고 답했다. 이어 “제가 취임하고 (명동 밥집에) 오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더니, (주변에서) 약속한 것이니까 빨리 가라고 했다”라며 “취임하고 또 여러 일정을 보고 (다시) 한번 (명동 밥집에) 오겠다”라고 약속했다.
정 대주교는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을 잘 챙겨주고, 그런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어려운 분들이 제일 피해를 많이 본다”라며 “공직에 있을 때 자주는 못 갔지만, 주로 요양 보호사로 일 년에 한 번 정도 (봉사했다). 제가 해보면 두 시간 일해도 쉽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 (사진=인수위 제공) |
|
이후 윤 당선인은 11시께 명동 밥집으로 이동해 봉사 활동을 이어갔다. 머리에는 두건을 두르고 ‘명동 밥집’ 문구가 적힌 갈색 앞치마를 입은 윤 당선인은 음식의 뜨거운 열기에도 묵묵히 배식에 열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식사하는 노숙인 등을 배려해달라는 서울대교구 측의 요청에 따라 봉사 활동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명동 밥집은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지난해 1월 염수정 추기경의 제안으로 문을 열었다. 매주 수요일·금요일·일요일에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다.
정 대주교는 “평일에는 600∼700명, 주일에는 800명 정도 온다”며 “봉사자 중엔 신부님·수녀님·신자들도 많이 있지만, 신자 아닌 분들도 오면서 봉사를 한다. 1000명 이상이 함께한다. 명동 밥집이 운영될 수 있도록 크고 작은 도움들이 이어지고 있고, 어려우신 분들이 같이 나누고 싶다면서 헌금을 하시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 보면 매일같이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라고 했다.
| (사진=인수위 제공) |
|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명동 밥집 봉사 활동에 대해 “당선인이 다시 찾아오겠다고 약속하고 지킨 게 남대문, 울진 방문에 이어 오늘이 세 번째”라며 “약속한 건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로 많은 급식소가 문을 닫아야 했으나 명동 밥집은 코로나 기간에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라며 “윤 당선인이 생각하는 국가의 역할도 사회적 약자, 소외된 분들은 국가 품 안에서 보살펴야 한다는 데 있음을 알려드린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주교님께서 당선 축하 메시지로 흩어진 모든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달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이를 윤 당선인이 새기고 기억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윤 당선인은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대학 친구들과 성당을 다니며 천주교 세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례명은 ‘암브로시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