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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영호남 통합 경제수도권은 성장전략의 시대정신

김성곤 기자I 2022.02.24 16:24:15

역대 대선과 달리 거대 경제담론 안보여
수도권 집중화 해소 위해 강력한 국토재배치 필요
남부 수도권 전략, 이념 관계없는 경제전략

[이동진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국민경제자문위원)] 이번 대통령 선거는 유독 경제 분야의 커다란 공약이 잘 보이지 않는다. 역대 대선을 보면 이명박의 4대강, 박근혜의 창조경제, 문재인의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담론이 대통령 선거의 핵심이슈였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아직까지 큰 이슈가 떠오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어 이대로 간다면 제로성장 시대가 오는 일도 멀지 않았다. 따라서 무릇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하락하고 있는 성장률을 상승세로 반전시킬 담대한 비전을 마땅히 제시하여야 한다. 너도나도 디지털 강국을 거대담론으로 외치고 있으나 이는 이미 추진되고 있는 전략으로 대통령 후보의 차별적 비전으로 제시하기에는 부족하다.

지난 11일 대선후보 토론에서 영호남을 묶어 하나의 초광역 경제 수도권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 제시되었는데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국가경제 비전으로서의 가치가 있는 전략이 제시된 것이다. 남부 수도권 비전은 여러 측면에서 감히 성장전략의 시대정신이라고 불릴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전략이라고 필자는 판단한다.

첫째, 성장률 하락세의 기저에는 수도권 집중화 문제가 있으며 성장세 반전을 위해서는 이의 극복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생산성, 자본, 노동 등 성장의 3대 요소 증가세가 모두 하락하고 있는 현실은 수도권 1극화 체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에 달하는데 여전히 수도권이라는 단일도시권 하나에 자원이 집중되는 세계에서 유래 없는 구조하에서는 효율적 자원활용이 어렵게 되어 생산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은 자본이 과축적된 상태이고 비수도권은 오히려 투자처가 없어 자본축적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미래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인 노동공급 부족은 저출산문제에서 야기되는 바 인구학자들은 수도권 집중화 해결이 최선의 저출산문제 해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둘째, 수도권 집중화라는 오랫동안 구조화된 흐름을 바꿔놓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강력한 국토재배치 계획이 필요하며 영호남을 현 수도권에 준하는 경제수도권으로 육성시키겠다는 전략은 대한민국 인구, 산업, 도시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것으로서 충분히 근본적인 국토전환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수도권 집중화를 막지 못한 데에는 그간의 국토균형발전 정책이 단순히 정부의 재정을 지역에 골고루 나눠주는 미온적 분배정책에 그쳤기 때문이다. 선거때마다 이름은 그럴싸하게 붙였지만 실질적으로 수도권 집중의 흐름을 거스를만한 근본적인 전략은 나오지 못하였다. 현재에도 많은 후보들은 지역마다 찾아가면서 이것 저것 만들어 주겠다고 하는데 이러한 전략들은 절대 현재의 흐름을 바꿀 수 없다. 적어도 대한민국의 지도를 전반적으로 전환하겠다는 담대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남부 수도권 전략은 정치적 이념이나 이해관계와는 관계가 없는 경제전략이다. 따라서 소속을 막론하고 모든 후보들이 우리나라의 미래 비전으로서 공론화 하기를 간절히 요청한다. 특히나 나라의 경제지형을 전반적으로 개혁하는 전략이니만큼 집권자의 의지와 추진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정책이다. 따라서 사전에 후보들 간에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후보들에게는 선거의 승리가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이 원하는 것은 후보들로부터 나라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는 것이다. 부디 남은 대선기간 동안 희망의 비전이 더욱 활발히 공론화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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