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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7일 취임 2주년을 맞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자리에서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 맹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중요한 시점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제주항공의 포스트 코로나 전략으로 ‘비도진세’(備跳進世·도약할 준비를 하고 세상으로 힘차게 나아가다)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비’(備·갖출 비), 원가절감과 재무 건전성 확보 △‘도’(跳·뛸 도), 신기종 보잉 737-8 40종 도입을 통한 신기종 항공기로의 전환 △‘진’(進·나아갈 진), 화물기 사업 진출 및 UAM 등 신산업 진출의 가속화 △‘세’(世·대 세), 신규 노선 확보를 통한 사업 지평 넓히기 등이다.
김 대표는 제주항공의 나아갈 방향을 장거리 노선이 아닌 중단거리 노선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핵심 경쟁력을 갖기 위해 가장 잘하고 자신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며 “다른 LCC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보다는 중단거리 노선에 비중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장거리 노선을 위해선 대형기를 도입해야 하는데, 투자 및 안정화 시간까지 지속 가능성이 어렵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화물사업의 비중은 점차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제주항공은 이달부터 화물 전용기 B737-800BCF를 도입해 항공 화물 사업을 시작한다. 해당 화물기는 현재 여객기로 쓰던 항공기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한 것이다. LCC 가운데 항공 화물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건 제주항공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화물 사업으로 큰 흑자를 냈는데 우리는 이들과 다른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전자상거래 화물에 집중할 것인데, 이 부문은 대형 화물기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수익성이 날 수 있다”고 했다. 흑자전환 시점에 대해선 “올 하반기 얼마나 정상화할지는 모르지만, 상반기 때 적자가 난 만큼 올해는 어려울 것 같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내년에는 흑자전환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통합 LCC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 통합 LCC가 출범하면 몸집이 커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력 집중도 문제가 있어 여러 각도로 봐야 한다”며 “경쟁제한성 차원에서 통합 LCC가 출범하는 과정에 일부 노선을 반납하는 등 오히려 기존 LCC에게 기회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또 통합 LCC가 출범하더라도 항공업계에서 통합 대형항공사(FSC)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김 대표는 하반기부터 중단되는 정부 특별고용지원금에 대해 “항공업계가 점점 정상화 국면에 올라서고 있다”며 “휴직자가 줄어들면 전체 정부가 지원해야 할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에 정부가 좀 더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