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 폐페트·섬유까지 재활용…美루프인더스트리 투자

경계영 기자I 2021.06.23 18:00:00

지분 10% 확보한 2대 주주로
고품질 재활용 ''해중합'' 기술 확보
"폐플라스틱 해결 선도해 ESG 기반 성장"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SK종합화학이 오염된 폐페트(PET)병이나 폐섬유까지도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폐플라스틱 순환 체계 구축을 포함한 플라스틱 문제 해결에서 한 발 앞서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석유화학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5650만달러(630억원가량)를 투자해 북미 루프인더스트리(Loop Industries)의 지분 10%를 확보했다고 23일 밝혔다.

SK종합화학은 이번 투자로 루프인더스트리가 보유한 해중합(Depolymerization) 기술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이를 사업화하려 아시아 내 재활용 페트(r-PET) 생산·판매 독점권을 보유했다. 루프인더스트리는 해중합 기술 특허를 보유한 나스닥 상장사로 내년부터 캐나다와 유럽에 재생 페트 생산공장을 짓고 본격 상업화에 돌입할 예정이다.

나경수(오른쪽) SK종합화학 사장과 다니엘 솔로미타 루프인더스트리 대표가 23일 루프인더스트리 지분 투자 및 해중압기술 확보 등 목적의 전략적 투자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종합화학)
폐페트를 화학적으로 분해·재활용할 수 있는 해중합 기술은 폐페트 재활용을 반복하더라도 품질에 변화가 없어 폐플라스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핵심으로 꼽힌다. 글로벌 화학업체도 해중합·열분해 기술 위주로 투자와 연구개발을 집중한다. 앞서 SK종합화학은 지난 1월 미국 브라이트마트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열분해 기술을 확보했다.

특히 루프인더스트리가 보유한 기술은 화학적 분해 기술 가운데서도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돼 급이 낮은 폐페트나 전량 태울 수밖에 없는 폴리에스터 폐섬유까지도 저온에서 화학적으로 분해해 순수한 원료 상태로 되돌림으로써 신제품과 동일한 품질로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SK종합화학과 루프인더스트리는 앞으로 아시아 지역에 재생 페트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양사는 내년 합작회사(JV)를 설립해 2023년 안에 국내 연간 생산량 8만4000t 규모의 폐페트 처리 공장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내 4곳에 폐페트를 연간 40만t 이상 처리할 수 있는 재생 페트 생산설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폐페트 총량은 30만t을 웃도는 수준이다.

SK종합화학은 “전 세계 국가가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고, 글로벌 기업의 친환경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미 프리미엄이 형성된, 높은 품질의 재생 페트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니엘 솔로미타(Dainel Solomita) 루프인더스트리 대표이사는 “양사는 해중합 기술 상용화를 통해 글로벌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해 높은 재활용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함께 의미있는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이번 투자로 해중합 기술 확보를 넘어 아시아에서의 친환경 플라스틱 순환체계 구축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루프를 비롯한 글로벌 플라스틱 재활용 전문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범지구적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선도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루프인더스트리)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