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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AFP 등 외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불교 승려들은 22일(현지시간) 최초 폭발이 일어난 성 안토니아 성당을 방문해 희생자를 위한 조문을 했다.
스리랑카의 이슬람교 신학자 협의회 역시 성명을 통해 애도를 전하고 용의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은 “스리랑카 무슬림 공동체를 대표해 우리는 기독교 신자들에게 애도를 전하고 우정의 연대를 강화한다”며 “우리는 정부가 모든 종교를 보호하고 이런 비열한 행동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최대한의 처벌을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무슬림 신학자들은 콜롬보의 대주교 말콤 란지 추기경을 만나기도 했다.
18개 회교도 단체인 국립슈라의회(NSC) 역시 애도의 뜻을 표하며 “범인이 누구든지 반드시 철저히 조사해 체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전날 발생한 연쇄 테러를 이 나라에서는 소수 종교인 가톨릭을 조직적으로 겨냥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가톨릭 기념일인 부활절 예배 시간에 폭발이 발생한데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호텔이나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성당과 교회가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스리랑카는 전체 인구 2200만명 중 70%가 불교신자다. 다음으로는 힌두교(12.6%), 이슬람교(9.7%) 등의 순이다. 기독교 신자는 7.6%로 가장 적다. 16세기부터 18세까지 스리랑카는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등에 식민지배를 당했는데, 당시 불교와 힌두교 등이 탄압당하면서 이에 대한 보복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내 200개의 성당과 교회를 대표하는 스리랑카 기독교연맹은 지난해 기독교인에 대한 위협과 폭력사건 등이 86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26건이 접수됐다.
다만 구체적인 테러 주체에 대한 정보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스리랑카 경찰은 이번 사건 용의자로 24명을 체포했지만 구체적인 신원을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한 경찰 소식통은 이들 모두가 한 급진주의적 단체 출신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체포된 용의자는 모두 스리랑카인이다.
이번 테러가 발생하기 10일 전 스리랑카 경찰청장은 급진적인 회교도 단체가 교회에 대한 자살 폭탄 공격을 계획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앞서 “이번 공격이 불교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행해졌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분석했다. 현지 경찰은 이슬람국가(IS) 등 국제테러조직과의 연계성 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날 테러는 2009년 스리랑카 내전이 종식된 지 10년 만에 일어난 최악의 사건이다. 이번 테러로 현재까지 290여명이 숨지고 450명이 부상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