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社 깊어지는 ‘양극화의 골’

박수익 기자I 2015.12.14 16:30:09

KT·무림·아주 등 비은행·비캡티브업체 등급변동
경쟁심화로 수익성 위협…캐피털채 수요감소로 차별화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캐피털사들의 신용등급 방향성이 엇갈리고 있다. 든든한 모기업을 둔 업체들은 안정적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신용등급 조정에서 열상인 반면 사실상 독립형 회사들은 연이어 등급 하향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 회사채시장 전반의 캐피털채 수요 감소와 산업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양극화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ICE신용평가는 최근 KT그룹에서 사모펀드 JC플라워즈로 대주주가 바뀐 KT캐피탈과 무림그룹 계열 무림캐피탈 신용등급을 1단계 강등했다. 앞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효성·아주·한국·씨티캐피탈 등급을 조정하거나, 등급전망(아웃룩)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이들 업체는 이전 등급이 우량 캐피탈사로 분류되는 AA급이 아니고 국내 할부리스시장 철수를 추진 중인 씨티캐피탈을 제외하면 금융지주회사나 자동차제조사 계열사가 아니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캐피털사들의 등급하향 러시는 최근 업종내 경쟁수준이 높아진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도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위기대응능력이 차별화되고 있는 것에서 비롯된다.

캐피털사들의 주요 사업영역인 자동차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낮은 시장이지만 최근 쌍용차의 자체할부사 설립과 신용카드사 진출 등으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동차 제조사 계열이 아닌 비캡티브(Non-Captive)업체 중심으로 사업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

아울러 캐피털채권을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채권으로 취급하는 수요가 감소한데다, 폭스바겐·BNK캐피탈 사태 등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크레딧이슈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시장 자금조달 상황도 악화됐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캐피탈채 수요감소는 개별사들의 조달비용을 높여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특히 높은 수준의 유동성차입부채비중 등 유동성 대응능력이 떨어지는 캐피털사의 경우 리파이낸싱리스크(Refinancing risk)를 점증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캐피털업계 환경 변화는 비슷한 사업구조나 신용등급을 보유한 회사들 사이에서도 양극화를 가속화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계열사로부터 안정적 지원이 기대되는 캐피털사들은 유동성 위기 대응이 가능하지만, 지원가능성이 낮은 업체들은 유동화할 수 있는 보유자산의 종류와 환금성에 따라 위기 대응능력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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