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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도는 병사들이 군 생활 동안 3차례 주어지는 정기휴가를 스스로 쪼개서 원하는 날 여러 번 나갈 수 있게 한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군 당국은 매년 장병 휴가비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다. 없는 돈을 다른 사업 예산에서 끌어다가 쓴다. 지난해 예산을 살펴보면 군은 진료 지원, 의무장비·물자 수리·확보 등 의료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예산을 휴가비로 썼다. 장병 여비 부족 액수는 2010년 28억200만원에서 지난해 67억68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처럼 예산이 부족한 이유로 군은 △예전에는 휴가 신고시 여비를 지급했지만 지금은 진급한 달에 월급과 함께 지급하다보니 수요자가 늘었고 △병 복무기간이 24개월에서 21개월로 단축되다보니 연평균 휴가 건수가 1.5회에서 1.7회로 늘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휴가 나갈 병사가 늘다보니 휴가비 예산이 부족해졌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내년도 장병 여비 예산(429억 5200만원)이 올해 예산(507억 8400만원)보다 15.4%나 줄었다는 점이다. 병사들의 휴가는 더욱 늘어날 텐데 휴가 지원비는 줄어든 것이다. 병사들이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사기를 높일 수 있도록 휴가 제도를 확대키로 해 놓고서는 ‘예산 지원은 없다’는 식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정기휴가 3회에 따른 휴가비만 줄 수밖에 없다. 예산도 끌어다 쓰는 게 사실”이라며 “때문에 현재로서는 병사들이 휴가비를 쪼개고 월급을 더해서 휴가를 더 나가는 방안 밖에 없다. 국회와 언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읍소했다.
혁신안 중 군이 처음 시행한 제도의 발걸음은 무겁다. 앞으로 추진할 21개 과제의 앞날이 막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