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오미크론의 낮은 치명률(0.09%)을 근거로 연이어 방역을 완화, 국민 ‘5명 중 1명’이 감염될 정도로 확진자 수 관리를 포기한 결과란 분석도 나온다. 먹는 치료제가 원활히 공급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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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같은 사망자 급증은 오미크론 체제 전환 당시부터 예상됐다는 점이다. 오미크론 치명률이 독감(0.1%)보다 낮은 0.09%이지만, 하루 확진자 50만명 발생시 사망자는 450명이 나올 수 있고, 실제로 현실이 되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달 초 오미크론 체제 전환 직후 전화 인터뷰에서 “유럽지역 사망자를 보면 하루 200~300명씩 사망자가 나오고 고령층 사망률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정점까지 천천히 올라가게 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고 의견을 밝힌바 있다.
하지만 정부는 사망자수 급증에도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과 집중관리군 수 등을 근거로 코로나19 치료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1081명으로 전국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 64.6%(1825개 사용 중)를 기록했다. 재택치료자는 187만 3582명(집중관리군 27만 9029명)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사망자는 다소 많은데 의료체계에서 작년 12월처럼 중환자실 등에 입원이 안돼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지는 않다”며 “의료체계는 적절하게 제공되는데 사망 증가에 있어서 치료 쪽에서는 문제는 크게 없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팍스로비드 등 먹는 치료제 부족 현상도 사망자 증가를 줄이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팍스로비드 잔여물량은 6만 1000여명분으로 매일 약 5000명분 가량이 소진되고 있어, 국내 재고는 이날 기준 10일분 정도가 남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계획보다 하루 늦은 25일 팍스로비드 4만 4000만명분을 추가 도입할 예정이지만 8~9일분에 불과한 물량이다.
정부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이날 오후 1시, MSD사의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 2만여분을 인천공항 보세창고에서 불출했다. 라게브리오의 입원과 사망 예방효과는 30%로 팍스로비드(효과 8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확진자 폭증과 사망자 증가로 인해 방역당국은 라게브리오 도입을 전격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다른 기저질환을 가지고 오미크론에 감염된 경우도 모두 코로나 사망으로 집계하는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사망자는 코로나 환자가 크게 증가했던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도 조금 더 증가의 가능성은 있다”며 “치명률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발생자 수가 늘고, 특히 60세 이상 연령이 더 많이 감염될수록 사망자는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에 의한 사망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다른 기저질환에 의한 요인도 있어 쉽지가 않다”며 “정밀하게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의사의 사망진단에 의해 관련성이 포함된 경우 통계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