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순자산 4년 만에 80兆 돌파…“사모로 쏠린 기관자금”

박정수 기자I 2017.12.21 17:40:53

주식형펀드 순자산 80조원 회복…공모 줄고·사모 늘어
기관 중심의 사모펀드 성장…7.8조→14.2조
국민연금 국내주식 34.02%·해외주식 58.81% 증가
대체투자 증가 힘입어 부동산펀드도 60조원 돌파

▲자료:금투협(공·사모 합계)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주식형펀드 순자산이 4년 만에 80조원을 돌파했다. 공모펀드 시장은 쪼그라들었지만 사모펀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증가한 덕이다. 특히나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사모형 주식 및 대체투자를 확대하면서 펀드 순자산이 가파른 속도로 불어났다.

◇주식형펀드 순자산 80조원 회복…“기관 중심의 사모펀드 성장”

21일 금융투자협회와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외 주식형펀드(공·사모 합계) 순자산은 지난 19일 기준 80조2931억원으로 4년여 만에 80조원을 회복했다. 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2013년 12월31일 80조563억원을 기록한 후 지속적인 순자산 감소로 지난해 11월9일 64조4239억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찍은 바 있다. 유형별로 보면 사모펀드 순자산 증가 덕이 컸다. 2013년 말 공모펀드는 72조1640억원을 기록했으나 4년 새 6조원 이상 줄어 현재는 66조435억원 수준이다. 이에 반해 사모펀드는 이 기간 7조8922억원에서 14조2407억원으로 6조3575억원 증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사모펀드 자금의 대부분이 기관투자자”라며 “일반 증권사 지점에서 거액자산가를 모아 사모펀드를 만들기도 하지만 이는 10%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나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 등의 기관 자금이 과거에는 채권형을 선호했으나 점차 주식형 비중을 늘리는 추세”라며 “이들 자금이 사모로 쏠리면서 비중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국민연금의 기금 투자 내역을 보면 지난 2013년에 국내주식에 83조9380억원을 투자했으나 올해 9월 말 기준 투자액은 127조2150억원으로 34.02% 늘렸다. 해외주식의 경우 이 기간 44조3860억원에서 107조7660억원으로 58.81%나 증가했다. 국내채권과 해외채권은 같은 기간 각각 16.54%(238조1620억원→285조3750억원), 22.97%(18조4560억원→23조9600억원) 늘었다.

연기금 투자풀 수탁 규모로 봐도 지난해 말 20조9544억원 가운데 35.59%가 주식관련 상품 비중으로 2013년 29.78% 대비 6%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연기금 투자풀의 주식관련 상품도 대부분 사모 아니면 일임이다”고 설명했다.

▲자료:연기금
◇기관투자자의 힘…부동산펀드도 60조원 돌파

기관투자자들을 주축으로 사모펀드가 성장하면서 부동산펀드도 60조원을 돌파했다.

부동산펀드는 지난 19일 기준 60조154억원으로 전체 펀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52%에 이른다. 부동산펀드의 비중이 2011년 12월 말 5.9%에서 6년 만에 거의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월말 기준으로 따지면 2015년 8월 이후 28개월째 순자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더구나 전체 부동산펀드 순자산의 95% 이상을 사모펀드(57조9915억원)가 차지한다. 올해 부동산 공모펀드 출시가 이어지며 공모펀드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2016년 6월말 2.2%→2016년 12월말 2.7% → 2017년 12월19일 3.4%)이나 증가 폭은 여전히 매우 낮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자산을 통한 자산축적의 기회가 있어야 하는데 점차 실물자산으로 치중되고 있다”며 “여전히 금리 레벨은 낮아 부동산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유인책이 없는 한 사모와 부동산으로의 자금유입이 고착화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료:금투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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