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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승준 기자·공동취재단]“와!”. 14일 오후 5시40분께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이하 협의회). 정문 인근에서 검은색 소형차 ‘쏘울’에서 한 남자가 내렸다. 주인공은 프란치스코(79) 교황. 시민의 환호가 쏟아지자 이에 화답하기 위해 차에서 내린 것이다. 교황은 약 20~30m를 걸었다. 11시간이 넘는 장시간 비행과 빠듯한 일정으로 지쳤을 수도 있었지만, 시민을 향해 손을 흔들며 주민의 환호에 화답했다.
교황은 이날 협의회를 찾아 첫 사목 방문을 시작했다. 염수정 추기경 등을 비롯한 33명의 한국 주교들과 만나 ‘가난한 자와의 연대’ ‘교회의 세속화 경계’ 등을 주문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국내 16개 천주교 교구의 협의체로 한국 천주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이다. 교황과 이들의 만남은 세계 천주교 주교단의 단장인 교황이 지역교회를 돌보는 주교들을 격려하고 뜻을 함께한다는 게 의미가 있다. 교황을 영접한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교황께서는 과거의 기억을 잊지 말고 희망을 지키고, 특히 젊은이에게 미래의 길을 열어주라고 말씀을 하셨다”며 “선교와 순교의 역사를 지키고, 미래의 젊은이들의 역할을 잘 끌어달라는 말씀일 것이다. 과거가 없이는 현재가 없고, 현재가 없는 미래도 없다. 정말 마음에 와 닿는다”고 말했다.
교황의 마지막 일정을 시민도 끝까지 함께했다. 한국 주교들과 만나고 오후 6시40분께 협의회를 나선 교황은 시민의 환호로 열광하자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다시 차에서 내려 플래카드를 들고 자신을 기다린 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교황의 차는 약 200m 거리를 도보에 가까운 속도로 아주 천천히 움직였다. 교황은 아이 세 명과 지체장애인 1명을 차로 가까이 오게 한 후 손을 잡아준 뒤 천천히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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